산업연구원, 지긋지긋한 불황에 기업 60% '비상경영'

입력 2012-09-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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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축소·구조조정·생산감축 등 고삐 바짝…4분기 BSI 74

국내 제조기업의 60%가 투자축소, 생산 감축 등을 골자로 한 비상경영을 시행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제조업 실물경기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 약 60%가 감축·비상경영을 현재 시행 중이거나 6개월 내 시행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감축·비상경영의 주요 내용으론 투자축소(19.9%), 생산 감축 혹은 임금 동결(14.9%), 인력 구조조정(12.1%), 현금유동성 확보 주력(11.4%)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투자축소는 비상경영 시 대기업(26.3%)이 1순위로 꼽는 부분으로 나타났다. 실제 업종별로 봐도 반도체(35.5%), 전자(21.0%), 자동차(23.5%), 철강·금속(24.0%), 전자기계(29.8%) 등 주로 대기업이 영위하는 업종이 투자축소를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중소기업은 ‘현금유동성 확보’ 비중이 높았다.

국내 기업 절반 이상이 비상경영을 고심하고 있는 이유는 길어지고 있는 경기침체가 개선될 여지를 보이지 않아서다.

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60%)들이 경기회복 시점을 내년 하반기 이후로 전망했다. 적어도 1년 안에는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다.

여기에 실제 최근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2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4분기 BSI도 경기 침체기였던 2009년 2분기 이후 최저치인 74까지 떨어졌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체감경기가 15포인트나 떨어져 69를 기록했다.

산업연구원 조사에서도 전자업종(반도체 제외)을 제외한 국내 모든 제조업종이 현재 경기에 대해 ‘시황부진(5점 척도 기준 2.4 이하)’이라고 응답하는 등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산업연구원 강두용 동향분석실장은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최근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부진의 정도가 금융위기 직후 경기침체기에 근접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부정적인 기업 체감경기와 경기전망은 기업들의 투자를 제한하는 요소가 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상의 이경상 산업정책팀장은 “미국, EU 등이 경제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으니 경기침체도 길게 나가진 않을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현 시점에서 투자를 줄이게 되면 경쟁력을 하락시킬 수 있으므로 미래를 대비한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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