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번 다운로드 했는데 가수 몫은 '27만원'

입력 2012-09-2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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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음원 수익분배 알아보니…

‘강남스타일’로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른 가수 싸이는 음원 수익으로 과연 얼마를 벌었을까. 씨스타, 투애니원 등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아이돌 그룹의 수익은 얼마일까.

디지털 음원은 음원 제작자 모임인 한국음원제작자협회, 작사·작곡가 모임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가수‧연주자 모임인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가 각 음원 유통업체로부터 수익을 나눠받고 남은 금액은 유통업체가 갖는 구조로 돼 있다.

문제는 수익 배분 비율이다. 업계에 따르면 노래 한 곡을 음원사이트를 통해 다운로드할 경우 유통사 46%, 제작사 40%씩 수익이 돌아간다. 이에 비해 곡을 만든 작곡‧작사가와 직접 곡을 부르거나 연주하는 가수‧연주자는 각각 9%, 5%를 배분받는다. 정액제를 이용할 경우 배분율은 더 줄어든다.

수익 배분 비율을 실제 금액에 적용해보면 더욱 이해하기 쉽다. 600원을 주고 한 곡을 다운로드하면 이중 유통사는 276원, 제작사는 240원을 가져간다. 작곡‧작사가는 겨우 54원, 가수‧연주자는 30원을 벌 수 있다. 10만 명이 다운받아도 가수에게 돌아가는 몫은 고작 300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자는 40곡, 150곡 단위로 묶어서 판매하는 다운로드 정액제 상품을 이용하거나 3000원을 내면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찾는다. 월 정액제 상품 매출은 전체 매출의 9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150곡 다운로드 상품(9000원)의 경우 소비자는 단돈 60원에 노래 한 곡을 평생 소유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가수의 몫은 2.7원 정도로, 10만 명이 다운받아도 27만원에 그친다. 아무리 노래가 히트를 쳐도 가수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형편없다. 가수들이 행사나 CF, 해외 진출 등에 목을 매는 이유다.

특히 소비자의 선택은 발매 1개월 이내의 음원에 집중돼 음악 소비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낮은 수익을 감수하면서 자주 생산해내야 하다 보니 콘텐츠의 질적 저하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애플 아이튠스의 경우 실제 권리자(작사자, 작곡자, 가수 제작사)에게 배분되는 금액이 70% 수준인 것은 물론 음원 가격이 곡 당 0.99달러(약 1150원)로 우리와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렇다보니 가장 피해를 보는 이들은 인디 뮤지션들이다. 2000년대 후반 들어 다양한 뮤지션들의 활약과 대중의 관심에 힘입어 인디 음악계는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가요계 콘텐츠 시장에서 설 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현재의 음원 중심 시장은 다수를 위한 콘텐츠만이 겨우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소수의 팬을 근간으로 하는 인디 뮤지션과 레이블은 매우 불리한 환경이다. 미러볼 뮤직 이창희 대표는 “1000여 명의 구매 의사가 있는 팬이 있다면 이들이 모두 음반을 구매할 시 약 600만원의 매출 이익을 거둬 이후 작품 제작에 종자돈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음원을 구매할 시 약 100만 원의 매출 이익이 예상됨에 따라 작품의 재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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