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증시 전망] "2100선까지 상승 가능성… 주식 비중 확대할 시점"

입력 2012-09-2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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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의 전망과 전략

증시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유럽, 일본, 미국 등의 선진국들이 속속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꿈쩍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3차 양적완화(QE3) 시행으로 장밋빛 전망이 줄을 잇고 있음에도 증시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주춤하고 있다.

이에 ‘유동성 파티’를 즐길 준비를 하고 있던 투자자들의 당혹감은 커지고 있다. 나올 수 있는 증시부양책은 다 나왔다는 지금, 우리 증시는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일까. 현 상황에서 최선의 투자 대응책은 과연 무엇일까. 국내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그 비결을 이투데이에 들려줬다.

◇4분기 증시는 어느 어디로?

대부분의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미국 연준의 3차 양적완화 발표로 과거와 같은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점이 큰 점수를 받았다. 그만큼 1, 2차 양적완화 당시의 국내증시 상승세가 가팔랐었다는 방증이다.

지난 1차 양적완화(2009년 3월18일~2010년 3월31일)가 시행된 1년여 동안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8조135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무려 45.45% 이상 급등했다. 2차 양적완화(2010년 11월4일~2011년 6월30일) 때는 코스피지수가 2200선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티센터장은 “양적완화의 효과로 양호한 유동성 여건 지속되면서 상승추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중국 역시 지도부 교체 이후 새로운 정책의 도입이 예상된다”며 “이후 완만한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지수의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풍부한 유동성이 기업의 실적에 대한 걱정도 가려줄 것으로 예측된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하향에 대한 우려는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나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유럽의 유로화안정기구(ESM) 출범 등으로 증시의 유동성이 점차 풍부해지고 있다. 따라서 코스피의 실적이 5% 하향된다 할지라도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수준인 2100까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성욱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에는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적 노력에 기업의 이익도 지속 개선되면서 국내증시의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증시의 상승세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나들면서 이미 펀드환매가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1, 2차 양적완화 때와는 달리 중국의 경기가 부진하고 10월 말에는 정권이양을 앞두고 있다는 점, 한국과 미국 모두 연말에 대선을 치른다는 사실도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은 대선 전후로 경제민주화 이슈가 부각되면서 시가총액 대형주의 약세와 기업이익의 하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의 펀드 환매자금 영향으로 인한 수급적 부담, 중국 경제지표 부진과 제5세대 지도부의 경기부양 의지에 대한 부확실성이 증시 상승을 조절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유로존 리스크 상존과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뚜렷한 확신이 없다는 점 등이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국내 증시는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10월까지 강세를 유지한 후, 대선이 몰려 있는 연말은 기간 조정 장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증시 비관론자로 잘 알려진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양정책 등 금융완화 정책이 나올 만큼 나온 상황이어서 10월 중순까지는 괜찮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도 증시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어서 이후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수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재정절벽 도래 가능성도 증시의 상승세를 제한하는 요소 중 하나다. 재정절벽은 미국 정치권이 재정적자 감축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내년부터 예산이 자동 삭감돼 실물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이다. 재정절벽이 가시화된다면 미국의 신용등급이 또 강등되면서 증시가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이 센터장은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미국의 경기마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물가상승과 연말 미국 재정절벽 이슈 등을 고려할 때 4분기 증시는 추세적 반등보다는 레벨 업된 박스권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재정절벽을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국내증시는 완만한 상승 추세가 유지될 것이다. 미국의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 문제는 일시적인 조정요인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4분기 최적의 증시 대응책은?

여러 가지 우려에도 센터장들은 4분기에는 주식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글로벌 정책공조 강화에 따른 유동성 확대로 위험자산 현상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남석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안전자산보다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고 있고, 채권시장보다는 주식시장의 투자매력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주식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이익 확장 및 회복, 가격메리트를 가진 종목에 투자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4분기에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비중확대 포지션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다수의 센터장들은 유동성 확장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미국 소비의 영향을 크게 받는 IT, 자동차 등의 경기민감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이미 글로벌 유동성 확대정책으로 인한 기대감에 상승한만큼 지수에 따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화투자증권 최 센터장은 “코스피지수 2000선 아래에서는 주식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주식과 채권의 비중은 7:3 정도로 가져가는 것이 적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중 고점인 코스피지수 2050선을 목표로 경기민감주에 관심을 갖고, 이를 넘어선 이후에는 순환매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글로벌 유동성 완화정책으로 인한 경기회복의 수혜주도 관심을 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가 아직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각국의 정책적 공조로 3분기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긍정적”이라며 “경기가 좋아질 때는 철강, 화학, 정유 등 소재산업이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상승세를 탔던 엔터주와 음원주는 경기회복의 신호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투자증권의 이 센터장은 “경기가 바닥을 통과하는 시점에서 재고 부담이 없는 서비스 업종이 먼저 바닥을 치는 경향이 발견된다”며 “이 중 2013년 음원전송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 시행으로 음원가격 상승하면서 음원주, 엔터주들은 장기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지는 국면이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부 센터장들은 글로벌 유동성 완화정책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월은 중국 동향과 기업 이익 등 펀더멘털에 대한 고찰을 해야 할 시점이라는 점에서 4분기 투자전략은 다소 보수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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