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일단 독자노선…'단일화' 안갯속

안철수 교수가 지난 1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안 교수와 문 후보 간 단일화는 단기 간에 이뤄지기는 힘들 전망이다.

안 교수는 단일화와 관련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그리고 국민들의 동의라는 두 가지 원칙이 중요하다. 두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지금은 단일화 논의를 하기에 부적절하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정치쇄신과 국민동의는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결심한 이유이기도 하다.

안 교수는 “민주주의사회에서 정당정치는 정말 중요하다. 문제는 국민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민이) 제게 기대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며 민주당 입당이나 창당 가능성과 일정 거리를 뒀다.

안 교수의 핵심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는 20일 한 방송에서 “국민들이 안 원장에 대해서 지지와 성원을 보내는 것은 기존 정당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우리 정치권을 국민들의 신뢰를 받아들일 수 있는 모습으로 변화시키라는 의미”라며 “그것이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단일화 논의를 하는 것은 국민들의 뜻과 안 맞는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안 교수 측은 당장 문 후보측과 단일화 협상에 나서기 보다는 이 두 가지 원칙을 견지한 채 최대한 길게 독자노선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 대선 때까지 완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안 교수의 평소 소신이 ‘현 집권세력의 정치적 확장 반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일화의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안 교수가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바빠진 건 문 후보 측이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안 교수의 대선출마가) 국민들이 열망하는 정당의 변화와 새로운 변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안 교수가 바라는 변화는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을 막아야만 가능하다”며 문 후보와의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가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원칙과 관련해서는 “쇄신을 통해 거듭난 경륜은 엄청난 힘을 가질 수 있다. 128명 민주당 의원들과 힘을 합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