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출마직후 박근혜·문재인 지지율 뒤집어 … 전문가들 “3자구도 지속될수록 박근혜에 불리”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출마 선언으로 90일 간의 대선레이스가 본격 개막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 3자 구도다.
여야는 그동안 불분명했던 안 후보가 출마를 공식화하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바짝 경계하는 모습이다. 안 후보가 출마회견 효과로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안·문 후보가 최종적 후보단일화를 이룰 것이란 점을 감안했을 때 3자 구도가 오랜 기간 지속될 수록 박 후보가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엔 박 후보의 당선이 유력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 안철수 지지율 상승 = 리얼미터가 18~19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야권 단일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문 후보는 전일 대비 5.9%포인트 떨어진 39.0%, 안 교수는 6.5%p 급등한 38.8%로 나타났다. (신뢰도 95%, 오차 ±2.5%포인트) 직전에 12.6%p나 벌어졌던 양자 간 지지율 격차가 0.2%p 줄어들면서 박빙 양상이다.
박근혜-안철수 양자대결에선 안 교수가 3.8%p 상승한 48.3%로 42.5%를 보인 박 후보를 앞질렀다.
다자구도에선 박 후보가 2.9%p 하락한 35.7%, 안 교수는 4.0%p 오른 26.5%, 문 후보는 1.8%p 하락한 24.3%를 기록했다. 안 교수 지지율이 상승하고 문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2, 3위가 뒤바뀌었다.
그러나 견제도 만만치 않다. 안 교수는 여야 모두에게 강력한 라이벌이기 때문이다. 이 대변인은 “안 교수는 독자노선을 유지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명확히 하지 않았다”며 “이와 관련해 구구한 정치공학적 억측이 나와 선거판이 혼탁해지는 등 정치쇄신이 아닌 정치 퇴행적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안 원장이 유념해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진 대변인은 “안 교수가 말하는 새로운 변화는 새누리당의 집권 연장을 막고, 정권 교체를 해 냄으로서만 가능한 일”이라며 야권 후보단일화 테이블에 오를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 전문가들이 보는 대선 판세 = 전문가들은 야권 후보단일화가 실패할 경우 야권의 필패구도인 만큼 단일화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단일화 시기는 이르면 10월 중순, 늦으면 11월로 예상하고 있다. 단일화가 이뤄진다는 가정 하에 3자 구도가 길어질 수록 박 후보의 수세가 예상된다 게 공통적인 분석이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양자 구도가 되면 상대의 정체성을 규정해서 외연 확장을 막을 수 있지만, 3자 구도가 오래 지속되면 박 후가가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창선 평론가도 “절대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3자 구도는 박 후보에게 불리할 것”이라며 “양쪽에서 협공하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박 후보 입장에선 야권 단일화가 빨리 이뤄지는 게 상대하기 좋다”고 했다.
안·문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졌을 때의 시너지 효과는 단일화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은 “어떻게 단일화를 하느냐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것”이라며 “대중들의 기류를 반영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지금처럼 민주당에서 상층부 몇몇이 하향식으로 결정하려고 하면 시너지효과는 제약될 수 있고 한계를 보일 수도 있다”고 했다.
김 평론가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면 단일화 효과는 없고, 안 후보가 최대한 중도층을 흡수한 뒤 단일화하면 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덕현 한국갤럽 부장은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룰수록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 대선에서 처음으로 적용되는 재외국민투표 선거인 등록신청은 지난 7월22일부터 시작됐으며, 오는 10월20일까지 접수 받는다.
각 예비후보들은 11월25일~26일 이틀 간 선관위에 공식 후보등록을 하게 되며, 이후 12월5일~10일 재외투표소 투표, 13~14일 부재자투표를 잇달아 실시한 뒤 대선일인 12월 19일 전국에서 일반투표가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