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보호법 있으나마나…정규직 전환자 7.8% 불과

기간제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기간제법이 오히려 고용불안을 일부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시행에도 불구 동일한 사업장에서 2년 이상 근속한 근로자 중 정규직 전환자는 7.8%인 3만4700명에 그쳤다.

18일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자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2년 이상 근속해 기간제법이 적용되는 근로자 가운데 고소득자 등을 제외한 실질적 적용자는 92만2800명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총 근로자의 41.9%인 47만9900명은 일자리를 옮겼으며, 이 중 45.4%에 달하는 21만7600명은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비자발적으로 직장을 잃었다. 기간제법이 오히려 고용불안을 부추기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일자리를 옮기면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는 9만5600명으로 이직자 가운데 20%에 그쳤다. 또 전체 이동자의 36.0%인 17만3000명은 일자리를 그만두었다.

지난 2009년 7월부터 시행된 기간제법은 기간제 노동자의 고용기간을 2년으로 제한해 2년 이상 근무한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간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상당수의 기업들이 기간제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기간제 근로자가 근무기간 2년을 채우기 전에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정규직 전환, 차별시정제도 등의 기간제 근로자 보호 제도의 인지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전환기회와 관련해 작년 7월 기준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54.8%가 ‘아니오, 그런 제도·관행 없음’이라고 답했다. 또 차별시정제도를 ‘모른다’고 답한 이들도 59.0%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