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중국 사업이 부진하다며 계열사 최고 경영진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 회장은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가진‘CJ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전 계열사 최고경영진들을 향해 “화려한 보고서만 있었지 성과가 없다”며 “제2의 CJ 건설을 목표로 중국 사업을 시작한 지 17년이 지났으나 당초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왕 시작했으면 끝장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회장은 “글로벌 사업을 이끄는 리더들이 먼저 나서지 않으면 제대로 성과를 낼 수없다”며 “책상 앞에 앉아 화려한 보고서만 만들지 말고 CEO들이 직접 현장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일일이 점검하고 실행하라”고 주문했다.
이번 일은 이미경 부회장을 비롯해 이관훈 CJ 대표,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이해선 CJ오쇼핑 대표,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 이현우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푸드빌 대표, 손관수 CJ GLS 대표 등 4대 사업군의 전 계열사 최고 경영진과 임원70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벌어졌다.
평소 점잖기로 유명한 이 회장이 계열사 최고 경영진들에게 작정하고 호통을 친 이유는 이렇다. CJ그룹은 1990년대 중반 중국 사업을 시작해 △식품·식품서비스 △신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바이오 등 4대 사업군을 모두 진출시켰는데 최근 바이오 부문을 빼곤 성장세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생산기지 중심에서 거대 내수형 소비시장으로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콘텐츠·서비스업에 강한 CJ가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다급한 상황이라는 것을 이 회장은 전 계열사 최고경영진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경고의 메시지를 통해 중국 사업 재도약의 해법을 찾고 그룹 슬로건인‘2020년 그레이트(GREAT) CJ’달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게 이 회장 속내다. 이 회장은 “올해를 새 출발(RESTART)의 해로 삼아 CJ그룹이‘중국 넘버원(NO.1) 생활문화 창조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새 목표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중국 방문을 마친 뒤 그룹 해외 사업 현장을 돌며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설 예정이다. CJ그룹의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남미 등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