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빠르면 다음 주에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안 원장의 한 지인은 “이미 결심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 원장의 잠행에 대한 여론의 비난을 감안해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결심을 밝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일 금태섭 변호사의 ‘새누리당의 대선불출마 종용’ 기자회견 이후에도 침묵을 계속하고 있는 안 원장이 의사표시를 더 늦출 경우 언론과 박근혜 후보측의 네거티브 공세를 시인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단일화 후보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후보가 턱밑까지 추격하는 등 지지율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안 원장의 출마선언을 앞당길 수 밖에 없는 이유로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그 동안 안 원장의 출마선언 시기로 추석 직전이 유력시됐다. 민주당 경선 중 출마 선언을 할 경우 남의 잔치에 훼방을 놓을 가능성이 크고 추석 이후로 미루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비판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안 원장 출마선언과 관련 가장 적절한 시기로 다음 주를 꼽는다. 민주당 순회경선이 16일 서울을 마지막으로 종료된 이후다. 민주당이 순외경선에서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고 결선투표(23일)까지 가더라도 안 원장 출마선언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문재인 민주당 경선후보와의 단일화 대결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내 박빙인 것도 안 원장이 출마시기를 앞당기는 명분을 제공한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7일과 10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양자 대결에서 문 후보 지지율(39.5%)이 안 원장(37.1%)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으로 나왔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한 양자 대결에서 안 원장보다 우세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문 후보가 순회경선 10연승을 기록하면서 민주당의 대선후보 위치를 굳힌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안 원장 입장에서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 확정 전에 출마를 선언해야 실보다 득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원장이 출마선언을 하면서 독자출마나 단일화 여부에 대해 언급을 할 지는 미지수다. 야권에서는 신당 창당이나 민주당 입당보다는 무소속으로 단독 출마해 야권단일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원장 한 측근은 “아직까지 출마시기나 방법 등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며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는 종전 입장만 거듭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