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대형 우량주와 부동산에 아직도 높은 관심
강남부자들은 여전히 보유자산이 많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과는 달리 ‘보수적’인 투자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우량주에 대해 장기투자를 선호하고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아직까지 가장 높다.
하지만 이들도 유럽재정위기 이후 투자스타일이 변화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강남지점장 50인에게 설문조사 한 결과 강남의 부자들은 금융상품을 통해 5~10% 가량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고 주식과 채권시장을 주요 투자처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올해 12월 열리는 대선의 최대 쟁점이 ‘세금 문제’일 것으로 전망하고 세금과 관련된 분야에 가장 많은 관심을 두고 있고 리스크를 꾸준히 점검해 분산투자에 나서고 있다.
◇주식으로 연 5~10% 수익 기대 = 50억원 이상을 보유한 강남부자들이 기대하는 연수익은 얼마일까? 강남지역 지점장 50명에게 물어본 결과 이들 강남부자들이 5~7%, 7~10%를 기대하고 있다는 응답이 각각 20%명씩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10~15%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는 고객들도 있다는 응답도 8명이나 됐다.
강남부자들이 연 5~10% 수익을 올리기 위해 가장 많이 편입한 금융자산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강남부자들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도 역시 주식을 가장 많이 편입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안전 자산도 중요하게 생각해 채권을 주식 다음으로 편입하고 있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부동산에 대한 투자도 계속 하고 있다.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강남부자들은 대형우량주(48명)를 가장 많이 선호하고 있는 상태. 이들은 삼성전자(40명)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고 뒤를 이어 현대차(13명), SK이노베이션(5명) 등의 종목을 담고 있다.
강남부자들은 자산이 많은 만큼 세금도 많이 내고 있기 때문에 절세를 위해 세금(41명)에 대한 부분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고 증여상속(25명), 리스크(13명)에 대한 부분도 염두해 두고 있는 상태다.
◇‘보수적’투자스타일에서 진화 = 강남지점 지점장 50인이 생각하는 강남부자들의 투자스타일은 어떠한 것일까? 그들이 말하는 강남부자들의 투자스타일은 ‘보수적’이라는 단어로 함축될 수 있다.
먼저 강남부자들 가운데 부동산이 최고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 지점장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장기투자가 정석(3명), 우량주는 언젠가 오를 것(3명)이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강남부자의 투자 스타일이 보수적이라는 사실은 파생상품에 대한 선호도에서도 잘 나타났다. 한 지점장은 “고령의 고액자산가들은 주가연계증권(ELS)처럼 복잡하고 스스로 이해가 어려운 종목은 잘 투자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부자들의 투자 성향도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5년전과 달리 리스크를 많이 점검하고 절세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는 한편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 분산투자도 병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원금 손실을 수용하는 등 큰 위험을 감수하겠다고 말한 사람은 2명에 불과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유로존 위기 이후 고액자산가들이 좋아하는 투자처도 변했다.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수입을 선호(14명)하는 응답자와 채권(13명), 절세 , 현금 등을 중시하는 자산가들이 많았지만 좀더 복잡한 ELS나 파생결합증권(DLS)에 눈길을 돌리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고액자산가들은 올해 하반기에 투자유망업종과 종목에 대해 우량주를 비롯해 절세 금융상품과 채권에 관심을 나타냈다. 한 지점장은 “요즘 채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상당수 채권에도 리스크가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 신용등급 등 주의할 점에 대해 질문을 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주식 종목으로는 삼성전자가 20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차(5명), 기아차(3명) 순으로 나타났다. 업종은 단연 전기전자 및 정보통신(20명)이 가장 많았고 자동차(10명)도 많은 선택을 받았다.
김씨의 포트폴리오에 대해 강남지정잠 50인은 대다수는 예적금을 줄이고 주식을 늘리는 것을 추천했다.
김씨가 늘려야 하는 자산에 대해 27명이 주식이라고 답했으며 이어 펀드(14명), ELS(5명), 채권 및 현금(2명) 등으로 집계됐다. 줄여야 하는 자산에 대해서는 예적금이 42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랩(7명), 현금 및 주식(1명)이었다.
또 단기(1년), 중기(3~5년), 장기(5년 이상)별로 꼽은 투자 유망처로 단기의 경우 중소형주(25명)와 파생결합증권(21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기 투자에서도 파생결합증권(15명)이 많은 지지를 받았다.
장기 투자의 경우 대형주(20명)가 1위였으며, 이어 국내채권(16명), 헤지펀드(8명), 부동산(8명), 해외채권 및 국내펀드(각 6명씩)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지점장 50인은 포트폴리오를 잘 짜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지점장은 기억에 남는 투자 성공담과 실패담을 회고하면서 “확정금리를 선호하던 한 고객은 발행주체의 상환 불능 및 채무 불이행 가능성에 대해 제대로 체크를 하지 않은 채 기업어음(CP) 및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바람에 큰 애를 먹었다”며 “포트폴리오를 짜서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야 돈줄이 갑자기 막히는 등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반대로 2004년 이후 지속적으로 분산 투자를 한 고객들은 꾸준하게 연 7%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며 “이 덕에 여유가 생겨 최근 금융 위기에도 중·단기 금융상품(ELS, 현금성 자산, 채권)과 장기 적립식 및 보험상품 등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상품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