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불어나고 검증 강화되는 데 … 뜸만 들이는 안철수

입력 2012-09-0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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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연말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독자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최종목표는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발언을 해 그 진의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저서 ‘안철수의 생각’ 발간과 민심 청취 등을 통해 사실상 대선 탐방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안 교수의 이 발언은 상황에 따라 출마 포기를 할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됐다.

안 원장의 결심과 상관없이 정치권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정운찬 전 총리가 사실상 지지의사를 밝혔고, 선진통일당도 안 원장의 제3지대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지지 세력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안 원장에 대한 검증 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안철수 현상’ 강화…제3 세력화 움직임 =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국회 무용론이 커지고 ‘안철수 현상’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선을 앞둔 정기국회가 여야간 치열한 기싸움으로 펼쳐지면서 국민의 여망과 관계없이 대선에 악용될 소지가 많고 포퓰리즘이나 근거 없는 서동 등으로 국회 이미지가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안 원장과의 단일화가 유력한 민주당이 최근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분열 조짐을 보이면서 ‘안철수 현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기존 정당 구조에 대한 불신은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 제3의 세로운 정치세력 등장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야의 기존 안 원장 지지세력은 물론 정치권 주위의 세력까지 안 원장에게 몰리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여권에선 정운찬 전 총리가 안 원장과 후보단일화를 목표로 창당 내지는 정치결사체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덕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을 비롯해 권오을 정태근 김성식 등 새누리당 출신 전직 의원들도 안 원장을 도울 가능성이 있다. 특히 새누리당 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이 정 전 총리와의 연대 등을 통해 안 원장을 간접 지원할 것이란 추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선후보가 이 의원과 회동을 서두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야권에선 민주당 의원 50명 이상이 통째로 안 원장에게 돌아설 것이란 얘기까지 들린다.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 순회경선이 진행 중인 가운데,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중립을 유지하고 있는 의원들이 대거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동영 상임고문을 비롯해 김한길 최고위원, 박기춘 강창일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 등이 함께하면 안 원장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거대 정치그룹의 탄생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안철수 출마 임박’에 검증도 본격화 = 안 원장의 출마선언이 임박하면서 정치권의 검증공세도 강화되고 있다. 최근 충남 홍성 문당마을을 방문한 안 원장이 “최종목표는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마포기에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안 원장측은 부인했다.

안 교수 측 유민영 대변인은 4일 “굳이 해석을 달 필요가 없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기여하고, 변화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로 그걸(불출마) 무게를 두고 있다는 말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자당 경선에서 독주체제를 굳힘에 따라 민주당 결선 투표일인 23일 이전에 등판할 것이란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돈다.

유 대변인은 이에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갖고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는 정국 추이를 지켜본 뒤 출마 준비를 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안 원장이 이번 학기에는 강의를 맡지 않고 논문지도를 받겠다고 신청한 학생도 없는 만큼 출마를 위한 주변 정리는 다 됐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24년 전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일명 딱지) 구매 의혹’이 일고 있다.

안 원장측에 따르면 안 원장은 결혼하던 해인 1988년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을 매입하고 아파트 준공된 이듬해 입주해 4년간 거주했으며 2000년에 매각했다.

이 아파트는 같은 해 결혼한 안 원장의 신혼집으로, 동생들과 함께 거주하도록 부모가 장만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점을 들어 일각에서는 아파트 입주권 구매의 적법성과 증여세 납부 및 탈루 여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24년전 결혼할 때 신혼집이자 동생들도함께 살도록 부모님이 장만해준 집으로 안다”며 “당시 부모가 집을 구해줘 실제로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딱지 구매 의혹 외에도 재벌은행 추진의혹,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명활동 참여의혹 등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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