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리볼빙 현금장사…외국계 은행 ‘탐욕’ 어디까지

입력 2012-09-0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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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빙 회원 75~80% 연 26% 이상 초고금리

지속되는 고배당 논란…SC은행 올 초 1000억원 현금배당

외국계 은행들이 빚더미에 허덕이는 서민을 상대로 고금리 현금장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 20%를 훌쩍 넘는 고금리를 내야 하는 리볼빙은 경기침체 시 결제대금이 일시에 부실화할 가능성이 커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씨티은행 등 카드업을 운영하는 외국계 은행의 대출성 리볼빙 이용고객 중 80%에 달하는 고객이 초고금리(26% 이상)를 적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8명은 26% 이상의 살인적인 금리부담을 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국내 전업 카드사 고금리 고객 비중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SC은행은 리볼빙 이용자의 80.34%, 씨티은행은 80.04%가 고금리 리볼빙을 이용했다. 국내 전업카드사는 롯데카드가 29.97%, 현대카드 39.91%, 삼성카드 55.95%, KB국민카드 67.23% 등으로 조사됐다. 평균 이자율을 가리키는 대출성 리볼빙 수입비율도 지난 2분기 SC은행 26.38%, 씨티은행이 26.71%로 같은 기간 20% 초반의 국내 카드사의 수입비율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리볼빙이란 고객이 사용한 카드대금 중 일정 비율만 결제하면 나머지 금액은 대출 형태로 전환돼 자동 연장되는 결제 방식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높은 리볼빙 금리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카드사 CEO를 모은 자리에도 외국계 은행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외국계 은행의 탐욕은 올해 초 도를 넘은 고배당으로도 여실히 보였다. 올 2월 SC은행은 무려 1000억원의 현금배당을 했다. SC은행의 고배당 행진은 2010년부터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0년 3월 2500억원, 9월 1000억원 등 총 3500억원의 배당 이후 지난해 3월과 9월에는 각각 1000억원의 배당을 단행했다. 씨티은행 역시 지난해 말 사상 최대 규모인 1300여억원의 중간배당을 시행해 금융권 안팎의 따가운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한국금융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8~2010년까지의 외국계 은행의 평균 배당성향은 28.25%로 같은 기간 한국계 은행의 18.68%를 1.5배가량 웃돌았다.

금융권에서는 감독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는 외국계 은행의 이 같은 행보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예금 등 수신 기반을 토대로 저금리 자금조달이 가능한 외국계 은행이 높은 리볼빙 금리로 폭리를 취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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