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新라이벌열전]'멘탈 종결자' 강경남 VS '만년 2위 탈출' 박상현

입력 2012-08-3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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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남, 상금랭킹 3위 "10승 목표 매진"…박상현, 결혼 후 심적 안정 "2위 벙커탈출"

▲강경남(왼쪽)과 박상현
거침없는 승부사 강경남(29·우리투자증권)과 부드러운 카리스마 박상현(29·메리츠금융그룹)이 2012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들은 상반기 이어진 5개대회에서 한차례도 우승을 이뤄내지 못했다. 박상현과 강경남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각각 이번시즌 상금순위 2위(1억5933만원), 3위(1억4157만원)를 달리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2부투어격인 네이션와이드에서 활동중인 김비오(21·넥센)가 국내에서 열린 2개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했다. 지난 5월 13일 끝난 매경오픈에서 우승한데 이어 같은달 20일 끝난 SK텔레콤 오픈에서도 우승하며 8일만에 4억원을 벌어들인 뒤 미국으로 복귀했다. 현재 상금랭킹 보드 맨 윗자리에는 김비오가 위치해 있지만 미국을 주 무대로 뛰고 있다. 이때문에 KPGA 하반기에는 박상현과 강경남이 상금왕 자리를 꿰차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만년 2위 꼬리표 이제는 떼고 싶다

부리부리한 눈, 도톰한 입술의 박상현의 별명은 ‘꽃미남’이다. 외모 덕분인지 필드에 나가면 많은 여성갤러리가 그를 보고 환호한다.

이미지 때문일까 한없이 부드러울 것 같은 그에게도 골프채를 잡으면 특유의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한다. 특히 골프열정 하나는 거침이 없다. 박상현은 2007년 전투경찰로 복무하던 중 휴가를 모아 그해 말 KGT 퀄리파잉 스쿨에 도전했다. 복무중이라 연습은커녕 골프채를 손에서 한동안 놨었다. 뒤처지기 싫었다. 혼신을 다해서 매샷에 집중했고, 마침내 20위로 정규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그는 “군복무 중에도 투어카드를 잃어 본 적이 없다. 나에겐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야성이 있다”고 스스로 말했을 정도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1인자 자리와 인연이 없었다. 2005년 프로에 입문한 박상현은 2009년 SK텔레콤 오픈과 에머슨 퍼시픽 힐튼남해 오픈에서 우승했지만 이후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지난해 우승 없이 상금랭킹 2위에 올랐고 올해도 상반기 5개 대회에서 우승 없이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도 매경오픈과 메리츠솔모로오픈 2위에서 최종일을 맞았다가 우승추격에 실패했다. SK텔레콤 오픈에서도 준우승이었다. 2위의 울타리 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 느낌이 좋다. 박상현은 지난해 11월 이비나씨와 가정을 꾸렸다. 결혼 후 심리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말하는 박상현은 “우승한 지 2년 반이 됐다. 지난 SK텔레콤 오픈에서도 순간적으로 찾아온 압박감 때문에 우승을 놓쳤다”며 “결혼 후 심리적으로 안정을 많이 찾았다. 하반기 우승을 꼭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현의 실력도 일인자로 자리매김 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평균타수 순위 3위(70.57), 페어웨이 적중률 3위(62.857%) 그린 적중룰도 75.79%로 높은편이다. 다만 평균 드라이버 거리가 55위(278야드)로 다소 떨어지는 것이 옥의 티다.

◇골프는 역시 정신력 게임...‘멘탈 종결자’ 강경남

경기중에 그가 짓는 표정에서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버디를 하면 ‘내가 강경남이야!’, 보기를 하면 ‘이정도 쯤이야, 다음 홀에서 만회하면 돼!’ 라는 자신감으로 당차게 경기하는 모습에 눈길이 간다.

강경남은 2003년 프로데뷔 후, 3년만인 2006년 상금왕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2번의 우승을 포함해 상금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과 메리츠 솔모로 오픈에서 우승, 비가 오는 궂은 날에 더 ‘강한’ 선수로 인지되면서 ‘멘탈 종결자’ 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특히 목디스크가 재발한 상황에서 일궈낸 우승이라 그의 실력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에는 솔모로 오픈에서 2위, 매경 오픈에서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강경남은 “상반기 성적이 많이 아쉬웠다. 겨울동안 전지훈련을 가지 않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크게 나쁜 성적이 아니였지만 퍼팅이 문제였다. 디팬딩 챔피언으로 출전한 솔모로이나, 매경 오픈(3위)이 특히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년 동부화재 대회에서 빗속에서 우승하면서 정신력이 강하다는 말을 들었다. 필드 위에서는 속을 잘 내비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 드라이버가 가장 자신 있다. 올해 평균 드라이브 거리가 287야드로 19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퍼팅이 생각처럼 되지 않아 퍼팅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강경남은 “하반기 시합에 집중해서, 올해 안에 통산 10승을 채우고 싶다. 2승을 더한다면 상금왕에도 자연히 오를 수 있지 않을까”하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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