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수렴 행보로 대선 출마 기정사실화…"민주당 경선 일정 고려해 공식선언" 관측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최근 대국민 소통행보의 성과에 대해 “나중에 종합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그 시기와 방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안 교수가 내달 대선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데다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이 역동성 부족 등으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어 안 교수의 출마와 행보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안 교수 측 유민영 대변인은 31일 “시기와 방식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소통 행보의 방법으로 강연회 개최 등이 거론되는 데 대해선 “아직까지 잡힌 강연회 예정이 없다”며 “언론에서 책이나 강연을 통해 밝히겠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추석 전후 출마설에 대해서는 “국민의 의견을 듣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만 했다.
안 교수도 지난 29일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학위수여식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대국민 소통행보의 성과를 밝힐 시기에 대해 “나도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대선 출마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안 교수의 이 같은 여론수렴 행보는 사실상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동안 안 교수는 2~3개월 간격으로 자신의 지지율이 떨어질 때 쯤 정치적 행보로 비쳐지는 이벤트를 해 왔다. 이런 탓에 안 교수의 지지율이 주춤하거나 대중의 관심이 민주당 후보에게 쏠릴 때쯤 소통행보의 성과를 밝힐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그는 ‘민심 투어’ 형식으로 전국 각지를 순회하며 세대별, 계층별 유권자와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대선 출마의 전제로 내세운 “내 생각을 듣고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힌 대로 움직이고 있는 양상이다.
대선주자들이 지역을 방문해 민심을 듣고 표밭을 다지는 것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 것이다. 다만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잠행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이 다르다. 안 교수의 이 같은 물밑 행보는 출마의 정당성을 만들고 의미부여를 하는 수순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교수 출마 시점을 민주당 대선 후보가 확정되기 전후(9월16일 또는 23일)나 추석 전(9월30일)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경선 파행과 흥행 부진으로 안 교수의 등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단일화 파트너인 민주당의 경선일자를 고려해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게 대체적 관측이다.
안 교수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김효석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추석) 전인지 후인지 시점이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본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지금 국민을 듣는 낮은 자세로, 로우키(low-key) 로 조용하게 이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부분들을 적절한 시점에 정리해서 국민들에게 (밝히고) 소통을 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했다.
소통행보의 성과를 발표하는 형식을 두곤 안 교수의 대선 출마 이전에 ‘안철수의 생각2’에 해당하는 공약집 형태의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거나 대규모 강연회를 개최하는 형식을 빌려 밝힐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