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지인 통한 마케팅…최대 200배 수익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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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군인이었다가 작년에 제대한 권희준(38·가명)씨는 “혹시 재테크에 관심 없어?”라는 말로 전화를 건 그의 이모 최모씨를 따라 기획부동산에 발을 디뎠다가 덜컥 계약서를 쓰게 된 케이스다. 최모씨와 기획부동산 직원들이 한통속이 돼 “3~5년 안에 10배로 뛴다”고 꼬드기는 말에 권씨는 그만 판단력을 잃고 말았다. 결국 권씨는 여주군에 위치한 100평의 땅을 5000만원에 사게 됐고, 땅을 산 이후에도 기획부동산 직원들은 “매수자를 소개시켜 주면 그 댓가로 땅을 싸게 주겠다”며 유혹했다.
기획부동산에 속아 토지를 샀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하는 등의 마케팅보다는 형제나 자매 친인척 또는 지인의 소개에서 소개로 이어지는 다단계 방식의 마케팅 수법이 선호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네트워크마케팅을 표방하며 가족이나 친구 등에게 상품을 강매하도록 해 물의를 빚고 있는 다단계 판매회사의 조직 및 운영방식이 기획부동산에도 도입된 것이다.
기획부동산은 토지를 작게 분할해 매도하는 과정에서 10~200배이상 비싼 가격으로 투자자들에게 매도해 막대한 전매 차익을 남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감언이설로 매수자의 판단력을 흐트러뜨린다.
때문에 이들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사회 악’으로 인식돼 있지만, 여전히 어두운 곳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다.
토지분양업체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전화 마케팅에 속는 사람이 많았을지 모르지만 요즘은 그런 수법에 넘어가는 사람은 아예 없다고 봐도 된다”며 “그래서 기획부동산이 지인들을 이용한 다단계식 판매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변화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단계 기획부동산은 피해자들이 가족 친척 지인 등이 브로커로 얽혀 있다는 점에서 문제 삼기가 쉽지 않다. 피해자들 중 상당수가 역시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주고 커미션(수수료)을 받아 토지를 구입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법적 구제를 호소하려면 복잡한 사슬구조가 이어진다.
한 피해자는 “한 회사가 상호를 바꿔가며 강원도 평창 진부, 원주시 소초면 흥양리, 경기도 여주군 현암리 등에서 수많은 토지를 사기분양하여 그 피해자가 수백명에 달한다”며 “그러나 중간 알선을 해준 지인과의 관계 악화를 염려해 쉬쉬하는 피해자들이 많아 피해규모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