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영업, 젊은층 선호, 국산차 가격 상승 등 원인
1987년 수입차 시장이 개방됐을 때 우리나라 내수 시장점유율은 0.004%(승용차 등록대수 기준)에 불과했다. 대수로는 고작 10대가 팔렸다. 눈 씻고 찾아봐도 도로에서 수입차를 보기 힘들었다.
그로부터 25년 뒤.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이 10%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25년 만에 2500배 성장한 셈이다.
한국수입차협회의 통계 자료를 보면 올해 1~7월까지 수입차는 7만3007대가 팔려 9.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수입차의 내수 시장점유율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주춤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성장세였다.
특히 올해는 성장세가 가파르다. 판매 대수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만2484대가 더 팔렸다. 증가율로는 20.6%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 완성차 5사(현대차·기아차·한국GM·르노삼성·쌍용차)의 내수 판매 실적은 81만2672대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경기 불황에 국산차가 울상을 짖고 있는 반면 수입차는 거침없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
수입차의 성장은 업계의 적극적인 영업과 다양해진 모델, 젊은층의 높아진 구매 선호도 그리고 국산차의 가격 상승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3000~4000만원 대인 폭스바겐의 골프 등을 30대 직장인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세단급으로 가면 현대차 에쿠스가 1억원에 육박하면서 수입차와의 가격차이가 좁혀지자 배기량을 좀 낮춰도 벤츠나 BMW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들의 한국시장 공략도 적극적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다음달까지 렉서스를 가지고 있는 고객이 재구매할 경우 200만원을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이탈리아 브랜드 피아트는 내년 한국 시장에 재진출한다. 피아트는 소형차인 친퀘첸토부터 국내에 선보이기로 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은 한국시장에서 소형차는 피아트가, 대형차는 크라이슬러가 맡으면서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