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전 김영삼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 위해 서울 상도동 김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았다. 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국민대통합 의지를 거듭 피력했고, 김 전 대통령은 박 후보에게 독설을 던졌던 과거와는 달리 덕담을 건넸다.
박 후보는 “우리 사회가 갈등이 좀 많다”며 “나라가 한 번 더 발전 도약을 하고 국민도 행복해지려면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그런 노력을 많이 기울여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께서도 (제가) 대통합을 이뤄나가는 것을 잘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먼저 축하인사를 건넨 뒤 “지금 나라가 참 어렵다.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어렵고 한중 및 한일관계도 여러 가지로 복잡하다”면서 “이때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참 중요한데 잘 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언제나 우리나라가 잘 되기를 바라는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애국심이 없다”면서 “전에 정치할 때는 애국심이라는 말이 많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말이 없어졌다. 정치인이 애국심이라는 말을 안 쓰는데 그게 참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말씀대로 정치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애국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애국심이 바탕이 돼야 모든 것을 사심 없이 할 수 있다. 그 마음이 바로 안 서면 하는 일마다 국익을 해칠 수도 있고 국민에게 오히려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공감을 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앞으로 많은 산을 넘으셔야 할 텐데 하여튼 잘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고, 박 후보는 사의를 나타내면서 김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 준공에 축하의 뜻을 전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박 후보에 대해 “아주 칠푼이” “18년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을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혹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