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식품가격 무더기 인상' 손본다

라면·참치·콜라·맥주·즉석밥…담합 의혹 내사

▲오비맥주가 2009년 10월 이후 3년만에 출고가를 인상한다. 카스, OB골든라거, 카프리 등 주요 맥주제품의 출고가를 5.89% 인상해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mL 기준으로 출고가가 1021.80원에서 1081.99원으로 60.19원 오른다. 사진은 19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맥주제품을 정리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라면과 참치, 음료수, 즉석밥 등 가공식품업계의 무더기 가격인상에 대해 전면 내사에 나섰다. 담합 징후가 포착될 경우 즉시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21일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가격 인상이 이뤄진 가공식품 품목들에 대해 전반적인 점검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점검 대상은 이른바 ‘식탁 물가’를 구성하는 라면, 참치, 음료수, 즉석밥 등의 가공식품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CJ제일제당과 오뚜기는 즉석밥, 동원F&B는 참치, 롯데칠성과 한국코카콜라는 음료수, 삼양라면과 팔도는 라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맥주 가격을 최근 인상했다.

공정위는 가격 인상이 적절한 것인지, 그 과정에서 담합과 같은 불공정한 행위는 없었는 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직접적인 가격인상 합의가 없어도 수입 곡물가격 등 정보 교환만 이뤄져도 담합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해 대대적인 담합 조사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식품업계는 전형적인 과점 구조로 상위 2~3위 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대단히 높다”며 “가격 인상이 단기간에 무더기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담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정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정부가 가공식품 가격 상승을 내버려두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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