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기업구매카드…중기 자금난 우려

입력 2012-08-2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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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이용액 7118억원…10년전의 3분의 1토막

중소기업의 신속한 현금조달을 위해 도입된 기업구매카드가 시행 10년만에 거래규모가 3분의 1로 급감하는 등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는 수익성이 좋지 않아 기업구매카드를 외면하고 대기업은 기존 어음 거래를 선호한데 따른 것이다.

20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1분기 기업구매카드 이용실적은 전체 카드 이용액의 5.4%인 7118억원에 그쳤다. 10년 전 14.6%에 달했던 것과 비교할 때 크게 감소한 것이다.

기업구매카드 실적은 지난 2004년 전체 카드 이용액의 17.6%, 2005년 18.7%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 12.5%로 떨어졌고 지난해(8.7%)에는 한자릿수를 기록하며 이용 빈도가 크게 감소했다.

정부가 결제성 자금대출 제도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기업구매카드 제도가 형식적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이에 현금화가 급한 중소기업들이 기업경영에 적지 않은 부담을 가질 것이란 지적이다.

기업구매카드는 납품업체를 통해 중간재나 자재 등을 납품받는 기업이 물품 대금을 어음 대신 지급할 수 있는 카드로 정부는 지난 2000년 기존의 어음 결제가 갖는 비효율성과 위험 해소를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기업구매카드를 이용하면 납품업체는 기존 어음을 이용할 때와 달리 3~5일 만에 납품 대금을 받을 수 있다. 카드사는 가맹점과 카드사를 연결해주는 밴(VAN)사를 이용하지 않아 가맹점 수수료를 받을 수 없고 선이자로 대금의 0.2~0.3% 정도의 수익만을 취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기업과 주거래 관계에 있는 은행계열 카드사들은 기업구매카드를 줄이고 있고 일부 전업계 카드사들은 운영조차 하지 않고 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올 1분기 기업구매카드 실적은 20여억원 수준에 머물렀으며 신한카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카드와 하나SK카드는 실적이 거의 없고 삼성카드는 기업구매카드 제도를 중단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기업구매카드는 어음거래 성격을 지니고 있어 카드사의 사업으로 적절치 않다”며 “수익성도 없어 기업구매 카드를 취급하지 않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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