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에게 연애는 毒이라고? 천만에 말씀!

입력 2012-08-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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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길로이, 워즈니아키 만나며 PGA 챔피언십 우승...박인비도 남기협씨 통해 슬럼프 탈출 원동력 얻어

▲로리 맥길로이가 지난달 브리티시오픈을 마치자마자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을 찾아 자신의 친구 캐롤린 워즈니아키를 응원했다. 이들은 지난해 US오픈 우승 직후 만나 현재까지 열애 중이다.(AP연합)
골프선수에게 연애란 추락의 늪으로 직행하는 지름길일까?

로리 맥길로이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소식을 알려왔다. 이로써 그에게 쏟아지던 야유는 종식될 것으로 점쳐진다.

맥길로이의 올 시즌 성적은 기대이하였다.‘신(新)골프황제’, ‘세계랭킹 1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 였다. 3월 혼다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생애 첫 세계 1위에 등극했으나 5, 6월에 출전한 5개 대회 가운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US오픈 등 굵직한 대회에서는 예선 탈락하며 루크 도널드(미국)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런 그에게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부진의 원인이 여자친구 때문이라는 관점이 지배적이었다. 덴마크 출신의 테니스 스타인 카롤리네 보지니아츠키와 달콤한 로맨스에 흠뻑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언론도 이를 놓치지 않았다. 맥길로이가 시합은 뒷전이고 2000km를 날아가 여자친구를 만나고 왔다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터져 나왔다.

맥길로이는 이번 우승으로 다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슬럼프에 대한 우려도 함께 잠잠해졌다. 올시즌 2승을 거둔 맥길로이의 행보를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PGA 챔피언십이 치러진 코스에서 출전 선수 평균 타수가 72.2타까지 치솟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맥길로이는 60타대(3~4라운드 67타와 66타)를 기록해 우승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특히 그는 2위 데비이드 린(영국)을 8타 차로 제쳐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1980년 세운 역대 최다 타수 차 우승 기록(6타)도 갈아 치웠다. 그의 우승은 슬럼프의 원인이 연애가 아니었음을 역설적으로 입증해줬다.

박인비(24)도 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4년만에 우승을 일궈내며 그동안의 침체에서 확실하게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때 추락하며 선수생명을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던 박인비도 사랑을 하면서 장기침체에 종지부를 찍었다.

박인비는 2009년 슬럼프가 극에 달했을 때 선수출신의 티칭프로 남기협(31)씨를 만나 사랑의 싹을 키웠다.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에 박인비에게는 엄청난 힘이 됐다. 남씨는 직장도 관두고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박인비를 외조하기 시작했다.

올 시즌 몰라보게 달라졌다. 미국과 일본 투어 양쪽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일본 무대에서는 이미 정상을 맛봤다. 급기야는 LPGA 투어 최다 상금액이 걸린 에비앙 마스터스까지 접수했다.

부진의 연속이었던 박인비는 없었다. 올시즌 그녀는 펄펄 날았다. 그녀는 현재까지 출전한 16개 대회에서 우승을 포함해‘톱 10’에 6차례 이름을 올렸다.

박인비의 거침없는 상승세는 기술적인 부분이라기 보다는 심리적 즉 사랑으로 인한 안정적인 마음이라고 보는 의견이 많다. 박인비 역시 “(연애를 하면서)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아 좋은 성적이 나고 있다. 많은 동료들이 연애를 하면 부진으로 직결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요즘은 골프선수들에게 연애 전도사가 돼 직접 연애를 추천할 정도다”고 말했다.

골프선수에게 연애는 과연 약일까 독일까? ‘부진한 성적과 연애는 비례한다’는 공식은 어쩌면 잘못된 통설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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