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FX시장 붕괴… 선물사 1분기 순익 급감

입력 2012-08-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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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규제로 고수익 매력 사라져

FX(외환차익거래) 시장이 초토화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 1월부터 FX마진거래 개시증거금을 5%에서 10%로 늘리고 유지증거금도 3%에서 5%로 올리면서 투자자들이 FX마진거래시장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부분의 수익을 FX거래에 의존하는 국내 선물사들의 실적 역시 급감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2012회계연도 1분기(2012년 4월~2012년 6월) 선물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선물사의 당기순이익은 3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회계연도(119억원)에 비해 67.2% 감소했다.

특히 선물사들의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가장 낮은 순이익을 기록한 4분기인 55억원보다도 29% 감소했다. 즉 FX 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이후 실적이 더욱 악화된 것이다.

우리선물 관계자는 “선물사들의 수익이 가장 크게 감소한 원인은 FX 거래 규제가 제일 큰 원인이다”라며 “FX마진거래시장 자체가 이제 거의 존폐위기에 놓였기 때문에 수익악화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FX마진거래는 지난해 8월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46만계약이 거래됐지만 감독당국이 증거금 인상 등 추가적인 규제강화 움직임이 보이면서 12월들어 30만계약으로 떨어졌다.

특히 규제를 강화한 올해부터는 거래량이 2월 35만2263건에서 3월 17만6667건, 4월 14만6119건, 5월 11만1532건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선물 관계자는 “증권사들도 FX마진시장이 위축되면서 떠나가고 있는 마당에 선물사들의 실적이 좋을 리가 없다”며 “30%에서 70% 이상까지 FX마진거래에 수익을 의존하고 있는 선물사 입장에서는 FX마진거래시장은 회사의 존폐가 달린 문제다”고 말했다.

FX 시장이 초토화되고 있는 원인은 적은 돈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특유의 매력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FX마진의 건당 계약 단위는 10만달러로, 레버리지가 20배였을 때는 최소 500달러로 1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지만 올들어 10배(증거금률 10%)로 줄어 들면서 1000달러 이상이 있어야 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이 낮은 레버리지는 개인투자자들이 사실상 진입하기 힘든 수준으로 평가된다. 100~200배가 주력인 미국과 유럽 지역은 물론 25배까지 허용하고 있는 일본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

세계 최대 장외시장인 FX 시장이 위축되면서 반대로 장내시장인 해외선물은 3월 이후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월간 거래량이 지난 2월 49만8288건이던 해외선물은 3월 55만303건, 4월 59만3329건으로 늘어나더니 5월에는 72만4356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외선물은 FX마진에 비해 레버리지가 크고, 금ㆍ원유나 콩ㆍ구리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가 가능해 FX마진 시장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측의 설명은 다르다. 선물사들의 실적 악화가 FX마진거래 규제 강화의 영향도 있지만 금융투자사들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원인이란 것.

금감원 관계자는 “FX마진거래시장에 규제 강화로 거래대금이 줄어들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증권사들도 선물인가를 받고 선물사들과 같은 업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업계 수수로 경쟁이 수익악화의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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