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제품 인상폭 높이고 FTA 혜택 제품은 내리고
롯데칠성음료(이하 롯데칠성)가 또 ‘꼼수 가격인상’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8일 롯데칠성에 따르면 오는 10일부터 사이다와 콜라, 커피 등 10개 제품의 출고가를 인상하고 주스 등 6개 제품의 출고가격을 내린다. 회사측은 이번 가격조정으로 전체 매출기준 3% 가량 인상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가격조정 내용을 보면 주력제품인 사이다와 콜라, 커피 등의 인상률(평균 8%/출고가 기준)은 높게 잡았고, 주스류 등 FTA 관세혜택을 보는 외국산 원료 제품만 가격을 내렸다. 더욱이 국내산 원료 주스는 오히려 가격을 인상했다.
주력제품 음료부분 매출 비중이 30% 이상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 가격 인상폭은 회사측이 말하는 3%보다 체감가격은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은 또한 007작전을 방불케하는 준비작업을 거쳐 불시에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보통 가격을 조정할 때는 유통업계와 논의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작년말 정부의 압력으로 가격인상에 실패한 경험이 있어 전격적으로 실행에 옮겼다는 후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의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지난해 가격 올리기를 시도하다가 정부와 언론으로 부터 집중포화를 맞은 롯데칠성이 이번 가격인상을 위해 치밀한 준비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매년 두 차례씩 가격인상을 해왔지만 지난해 1회에 그친 손해를 만회하기 위한 꼼수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A편의점 관계자는 “롯데칠성이 지난해 대리점과 대형할인점 등에 가격인상 내용을 전달했다가 지식경제부에 회사 대표가 불려가는 등 홍역을 치렀다”며 “이번 기습 인상은 꼭 가격을 올려야 겠다는 회사측의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가격조정에 따라 오는 10일부터 칠성사이다는 1100원(100원 인상), 펩시콜라는 1000원(100~200원 인상)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출고가 기준으로 각각 40원(8%), 33원(8%) 인상된 것이다.
한편 롯데칠성은 지난해 말 가격인상 발표 때 20개 품목이 대상이라고 했지만, 이를 철회할 때는 5개 품목만 내리는 등 ‘꼼수인하’가 밝혀져 곤혼을 치루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