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돌보미 사업]예산 4000억 투입에도 초등생 10%밖에 혜택 못 누려

입력 2012-08-0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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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교실 모자라 불만 속출…지원 기준도 갈수록 깐깐해져

보건복지부가 관할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 교육과학기술부의 초등돌봄교실과 엄마품온종일돌봄교실,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 등 부처별 돌봄서비스에 총 4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있지만 정작 서비스 수혜자들은 만족스러운 복지를 누리지 못하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29만9000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전체 초등학생이 300만명이라고 할 때 약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9일 관련 부처와 지자체에 따르면 비슷한 복지 업무가 3개 부처에서 중복되고 있으며 전체 예산이 부족해 엄격한 차등 지원이 불가피하며 각 지자체들은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 아이돌보미 사업의 경우 여성가족부가 하반기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연 이용시간인 480시간 기준을 엄격히 관리해달라고 7월달에 각 지자체에 변경 지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임에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복지 공약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한 이용자는 “신청을 해도 대기자에 이름을 올려야 하고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으면 중복 수혜가 안 된다”며 “어린이집이 방학이거나 토요일 휴원인 곳이 많으므로 급할 때 몇 시간이라도 돌보미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휴원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영세한 어린이집은 증명서 발급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보건복지상임위 소속)은 “현재 3개 부처에서 하고 있는 5개 돌봄서비스를 29만9000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예산이 4000억원 규모다. 수요에 비해 많은 예산이 아니므로 이것을 두 배 늘리고 협의체를 구성해 통합하거나 각각의 서비스를 특성화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여러 가지 대안을 모색하고 정부부처와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 돌봄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이 복지 서비스의 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교과부에서 하는 돌봄교실은 초등학교(유치원)에서 저소득층 자녀 및 맞벌이 부부 자녀 등을 학교에서 보살펴주는 서비스이며 2007년 실시 당시 5만247명이던 이용자 수가 지난해 기준 12만4013명까지 늘어났다. 취약계층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이용학생의 68.4%가 무료 대상자다.(2011년 기준) 전국 대부분의 초등학교에 1~2교실 정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한 명의 교사가 여러명의 아이들을 돌보기 때문에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일선 학교에서는 유휴 교실이 많지 않아 1학년 교실을 꾸며서 돌봄 교실로 쓰고 있는데 공간 부족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복지부에서 관할하는 지역아동센터는 전국에 총 3800여곳이 있는데 이 중 3500여곳이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으며 약 10만명 가량이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 역시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지원 연령 대상이 18세 미만이므로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이 같은 공부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도 더러 있다. 특히 성당, 교회 등 종교단체에서 사회 복지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시설을 잘 활용하고 정부가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활성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여가부 관할의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는 그나마 청소년 수련관에서 진행돼 환경이 나은 편이다. 현재 8000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다.

반면 12세 미만 아동에 대해 돌보미가 직접 가정에 찾아가 아이를 돌봐주는 아이돌보미 사업은 1만785명(지난해 12월31일 기준)이 이용중이며 예산 부족 문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돌보미 시급이 5000원 정도여서 민간부문과의 질적 차이가 현저히 드러난다는 지적이다.

김현숙 의원은 “돌봄 서비스에 투자가 많이 필요한 상황인데 아이돌보미의 경우 급여를 높인다면 고학력 대졸 인력 등이 교육을 통해 보육에 투입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집권하게 되면 농어촌 등 사각지대에 아이돌보미를 우선적으로 파견하는 것과 현재의 예산보다 세 배 늘린 1500억원까지 예산을 늘려 지원하는 것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원 기준이 점점 엄격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아이돌보미 사업은 2007년 도입 당시 전계층이 지원 대상이었다가 2008년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소득 200%이하, 2009년 전국가구 평균소득 100%이하로 기준이 엄격해졌다. 예산 문제로 인해 매년 조금씩 변경되고 있으며 올해의 경우 영아 종일제 돌봄은 전계층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고(40% 이하구간 신설 및 지원금액 상향) 시간제돌봄의 경우 전국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50~70% 구간 신설 및 지원금액 상향)

김인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은 “인력이 단순히 부족한 문제를 떠나서 보육서비스 질을 높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면서 “보육서비스 시설과 부모의 정보 비대칭으로 갈등이 유발되는데 평가인증을 통해 모니터링이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어린이집의 경우 인가 제한을 하는 등 부적합 시설에 대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 밖의 복지 서비스는 사실상 퇴출 통로가 막혀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인가 제한 등 퇴출 시스템과 정보 공개 모니터링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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