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저축성 보험의 보복

무턱대고 팔더니 역마진 부메랑… 은행에 판매중단 SOS

보험사들이 고금리 경쟁을 펼쳐가며 판매한 저축성보험을 잇달아 중단하거나 축소시키고 있다. 저금리 속에 5% 대 수익률을 제시하다보니 역마진 폭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역마진 후폭풍을 예상했으면서도 고객유치를 위해 경쟁을 멈추지 않은 보험사들에 비난이 쏠리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최근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창구를 통한 일시납 저축성보험 판매를 중단했다.동부화재 역시 신한은행을 통한 일시납 저축성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경우 기존에 무제한이던 가입한도를 가입한도를 1억원 미만으로 제한했다. 다른 대형사인 현대해상과 LIG손해보험 역시 KB국민은행 등에서 판매중인 일시납 저축성보험의 가입한도를 1억~2억원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삼성, 동부 등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당분간 상품 판매를 중단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며 “다른 보험사들도 저축성보험 판매 규모를 대폭 줄이고 보장성 위주로 판매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보사들이 잇달아 저축성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있는 이유는 그 동안의 고금리를 내세운 판매경쟁에 따른 여파다. 보험사들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시중은행 예금보다 1.5%포인트나 높은 연 5.0~5.1%의 높은 공시이율을 내세우면서 경쟁적으로 저축성보험을 판매해왔다

이에 금감원이 앞장서 공시이율을 대폭 낮추라고 압박을 가했지만 보험사들은 경쟁사 눈치만 보며 네 차례에 걸쳐 0.1~0.2% 정도밖에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달 초 기준금리 하락으로 우려했던 역마진 사태가 현실화되자 본격적인 리스크 관리에 돌입한 모습이다. 보험사들은 주로 국공채에 투자해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는 자산운용 수익률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고금리 마케팅을 펼치며 고객 유치에만 신경 쓴 것은 이같은 역마진 사태를 자초한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손보사들의 평균 자산운용 수익률은 4.5%로 전년도에 비해 0.6%포인트나 하락했다. 대형사들 역시 수익률이 최고 4.8%를 넘지 못하면서 공시이율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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