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부인 리설주 `남한 체험' 여러번 했다

입력 2012-07-2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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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씨가 남한을 여러번 체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1위원장 부인이 2005년 9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육상대회에 응원단 일원으로 남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리설주가 인천 아시아육상대회에응원단으로 참석한 것이 공식 확인됐다”고 보고했다고 정보위원인 정청래(민주통합당) 의원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당시 90여 명으로 구성된 북한의 여성응원단은 행사 기간에 나이키 모자를 쓴 채 열띤 응원전을 펼쳤고 ‘우리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응원단은 인천지역 대학생들과 만나 함께 거리낌 없이 춤을 췄고 만찬자리를 통해 우리 정부 관계자들과 교감을 하기도 했다.

리설주의 남한 경험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들도 속속 나오고있다.

지난 2003년 3월 금강산에서 분단 이후 처음으로 마련된 남북 청소년 공동행사에 참가한 ‘리설주’라는 이름의 소녀만 해도 최근 공개된 김 1위원장 부인과 매우 닮았다.

당시 남북 청소년 19명은 그해 3월22일 북측 지역내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건설 예정지인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의 조포마을 뒷산에 잣나무 등 묘목 500그루를 함께 심는 ‘남북 청소년적십자 우정의 나무심기’ 행사에 참가했다.

북한측 청소년 대표 일원으로 참가한 11세의 ‘리설주’ 소녀는 푸른색 단체복에 빨간 스카프를 둘렀는데 이목구비가 김 1위원장 부인의 모습과 똑 닮았다. 이 소녀는 손목에 고급스런 금시계도 차고 있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당시 북측 참석자 명단에 ‘리설주’라는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지만 “그 소녀가 현재의 김정은 부인과 같은 인물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04년 금강산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주관으로 열린 남북교사 회담에서도 ‘리설주’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가 등장했다. 이 소녀는 또래로 보이는 다른 학생과 함께 노란색 한복을 입고 ‘련대’ ‘련합’이라는 팻말을 들고 행사를 보조했다.

평양 창전중 5학년(우리의 중학교 3학년 해당)으로 소개된 이 소녀의 생김새 역시 ‘남북 청소년 나무심기’ 행사에 참가한 소녀는 물론 김 1위원장의 부인 모습과 똑 닮았다.

 당시 현장에서 이 소녀를 만난 윤근혁(교사) 씨는 “얌전하면서도 활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첫인상을 말했다.

 윤씨는 이 소녀 등이 “‘남쪽 선생님들이 활기 있고 얼마나 잘 생겼는지 몰라요.

빨리 통일돼서 남쪽 선생님들한테 수업받고 싶어요’라고 말하면서 밝게 웃었다”며 “통일에 대한 열의가 느껴졌다”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

 금강산 남북 청소년 나무심기 행사와 교사회담에 등장한 ‘리설주’ 소녀가 김 1위원장의 부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동명(同名)이고 이목구비도 똑 닮아 동일인이란 추정에 무게가 실린다.

 이들이 모두 동일인이라면 북한 ‘퍼스트레이디’의 남한사회 경험이 적어도 남북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오히려 개혁·개방을 시사하는 듯한 김 1위원장의 ‘파격행보’를 감안할 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리설주가 정책결정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없어도 영도자의 부인이어서 측근 등을 통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남한에서의 경험이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촉진제가 될 수도 있다”고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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