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 어디까지 가나] ② 마지막 보루 獨·EFSF도 ‘휘청’

유럽 재정위기는 마지막 ‘보루’ 독일에 이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마저 뒤흔들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독일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의 신용등급 전망을, 24일에는 EFSF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성명에서 “핀란드를 제외한 최고 등급의 EFSF 출자국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된 상황을 이날 조치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FSF에 출연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국가의 신용 악화가 결국 EFSF의 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실제로 무디스는 이날 조치에 대해 “EFSF의 신용등급이 앞으로 12~18개월 사이에 강등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FSF는 2010년 유럽연합(EU)이 재정 위기에 처한 회원국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비상기금이다. 현재 재원은 4400억유로다.

무디스는 독일에 대한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낮춘 후 25일 독일 지방정부 6곳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수도 베를린과 독일의 산업 기반이 집중된 바덴 뷔템베르크 바이에른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등 3개주가 포함돼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어 독일 은행 17곳의 등급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3국 중 독일은 EFSF 재원의 29.1%를 분담한 최대 출자국이다.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도 EFSF에 각각 6.1%, 0.3%를 출연하고 있다.

▲독일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3.3이었다. 블룸버그.

그러나 탄탄한 제조업을 바탕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을 이끌어온 독일은 경제마저 휘청이고 있다. 독일의 지난 5월 산업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수출 증가율은 5월 0.5%에 그쳤다.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3.3이었다. 이로써 지수는 6개월 연속 50을 밑돌았다. 이 지수가 50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나타낸다.

▲독일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3.3이었다. 블룸버그.

독일 뮌헨 소재 Ifo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6월 기업환경지수(BCI)는 103.3을 나타냈다. 이는 전월의 105.2에서 2.1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 2010년 3월 이후 최저치이자 전문가들의 예상치 104.5에도 미치지 못했다.

독일의 수출 의존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1.3%에 달한다. 수출 비중의 60%는 유럽연합(EU)이 차지한다. 유럽 각국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독일의 경제는 직격탄을 맞는다는 결론이다.

알렉산더 코흐 유리크레디트그룹의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경제가 지금은 심하게 흔들리지 않지만 이는 유로존 위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