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 깊어지는 애널리스트…연봉삭감·영업부담 ‘이중고’

입력 2012-07-2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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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A씨는 최근 회사로부터 연봉 삭감을 통보받았다. 증권사 수익악화로 한 해 수 십 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리서치센터부터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회사 방침에 따른 것이다. 예전 같으면 이직을 생각해보겠지만 업황이 좋지 않아 A씨는 군말 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B증권사 투자전략부장은 세미나가 없으면 기관투자자나 기업들에게 투자 정보를 알려주는 ‘콜’을 하루에 60통 넘게 한다. 그는 “전화를 하다보면 어느덧 오전 업무시간이 끝나고 오후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버린다”며 “영업이나 마찬가지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증권사 수익악화와 불안한 장세가 지속되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연봉삭감은 물론 애널리스트 수, 보고서 발간 수까지 줄어든데다 빡빡한 일정과 영업부담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협회에 등록된 애널리스트는 1452명으로 지난해 말 1575명 대비 123명(7.8%) 감소했다. 보고서 발간건수도 8만1074건으로 전년대비 4.1% 줄었으며 분석종목 수도 463개로 2.52% 감소했다.

고액연봉을 쫓아 이직을 하는 애널리스트들도 줄어든 건 마찬가지다. 애널리스트들의 타 증권사 이직률은 9.7%로 전년대비 1.6%포인트 감소했다. 지난 2008년(7.4%) 리먼 사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애널리스트들은 보통 6시30분에서 7시 사이에 출근을 한다. 출근 후 뉴스를 확인한 후 모닝미팅을 시작으로 세미나, 보고서 자료수집, 전화통화, 기업탐방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다.

증시예측에 대한 부담감과 영업 스트레스, 개인시간 부재 등으로 고충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C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일반 직장인에 비해 많은 연봉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양극화가 심하다”며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연봉이 1억~2억원 수준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력 및 직급, 담당 분야 등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고 말했다.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 내 움직임을 반복하면서 보고서 작성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D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매일 작성하던 보고서를 일주일에 두어 번 정도로 줄였다”며 “증시가 1년여 동안 불안한 박스권 내 움직임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투자전략을 제시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스페인 등 굵직한 대외 이슈가 있으면 모르겠으나 매일 보고서를 쓰면 할 얘기가 별로 없는 게 사실”이라며 “한 달 전에 제시했던 전략을 또 다시 제시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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