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샐러리맨 성공신화' 사면초가 빠지다

입력 2012-07-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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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매각 추진 안갯속으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올 초 야심차게 추진한 웅진코웨이 매각이 막판까지 순탄치 않은 분위기이고, 신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도 부진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그룹 ‘캐시카우’인 웅진씽크빅의 부진도 윤 회장의 골치를 썩게 만들고 있다.

웅진그룹의 웅진코웨이 매각이 각종 추측과 전망만 난무한 채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매각 협상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웅진그룹은 인수 유력 후보에 대해선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당초 인수 유력후보자는 1조2000억원이라는 구체적인 인수가격까지 거론된 GS리테일이었다. 사실상 대부분의 조건에서 합의가 이뤄진 상태였다. 하지만 돌연 변수가 발생했다. 중국 콩카그룹이 새로운 형식의 인수를 윤 회장에게 제안한 것.

M&A업계에 따르면 콩카그룹은 웅진과 합작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 웅진코웨이 지분을 합작법인에 넘겨 윤 회장에게 경영권을 보장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하지만 웅진그룹과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 측은 아직도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미루고 있다. 업계에선 ‘웅진’ 브랜드 로열티 지급여부, 임원진 구성 등에 따른 세부사항에 대한 조율에 난항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선 윤 회장이 매각 대금을 조금 더 높이기 위해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매각이 지연됨에 따라 웅진코웨이의 가치가 하락, 매각 대금을 기대보다 높게 받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때문에 최근엔 알짜배기인 웅진케미칼까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와 함께 일부에선 아예 매각 자체를 철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윤 회장의 신속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매각 초기 시점에 비해 현재 코스피지수가 많이 떨어졌다”면서 “금액만으로 봤을 땐 낮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여기에 프리미엄을 붙이면 당초 기대했던 가격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려는 또 있다. 웅진그룹이 콩카그룹과 합작사를 설립하게 되면 그만큼의 자본금을 충당해야 한다. 이럴 경우 윤 회장이 천명했던 태양광 사업 투자는 기대만큼 많이 이뤄지기 힘들 수도 있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매각대금으로 올해 단기차입금 만기, 극동건설 PF 지급보증금액 등 우선 시급한 재무부담을 덜어낸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태양광 투자인데, 보통 폴리실리콘 등 소재분야는 투자 금액이 조 단위로 투입되기 때문에 이번 매각 대금으로 신설 투자는 사실상 힘들다.

업계에선 웅진그룹이 태양광에 투자하더라도 기존에 계획했던 폴리실리콘 2공장 건설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윤 회장이 경영권 유혹에 빠져 ‘태양광 투자’란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장기화되고 있는 태양광 시장 불황은 윤 회장의 얼굴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현재 잉곳·웨이퍼를 생산하는 웅진에너지는 태양광 불황으로 인한 거래처들의 파산 릴레이로 잇단 장기공급계약 해지가 진행되고 있고, 웅진폴리실리콘은 폴리실리콘 가격 붕괴로 숨죽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웅진씽크빅의 부진도 윤 회장의 속을 시커멓게 하고 있다. 웅진씽크빅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2% 급락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웅진씽크빅의 영업이익률이 기존 9% 안팎에서 올 하반기엔 6%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웅진씽크빅과 웅진패스원과의 합병도 난항에 부딪힌 상황이다.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 청구금액만 총 290억원 수준이다. 당초 웅진씽크빅 측은 주식매수 청구금액이 100억원을 넘을 경우 합병을 취소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자칫 잘못하면 양사 합병마저 무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윤 회장이 야심차게 꺼내든 승부수들은 어느 것 하나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웅진코웨이 매각, 태양광 사업 등 모두 커다란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샐러리맨의 신화’ 윤 회장이 어떻게 이 난국을 해쳐나갈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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