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탈출 행렬 급증…EU “시리아 제재 강화할 것”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6일째 시가전을 벌인 가운데 반군이 이라크·터키 국경지대 6곳을 장악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군이 차지한 국경지대는 이라크와의 국경지대 4곳, 터키와의 국경지대 2곳이다. 반군이 국경 통행로를 장악했다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군은 또 다마스쿠스 구시가지에 있는 경찰본부 청사도 습격했다.
정부군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오전 다마스쿠스에서 탱크와 무장 헬기를 동원해 반군과 교전하는 지역에 집중 포격을 가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시리아 국영TV는 이날 양측의 교전이 치열했던 다마스쿠스 민단 지역에서 반군을 격퇴하고 치안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그러나 “탱크 7대와 장갑차 2대가 미단 지역에 배치됐고 교전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변 이상설이 나돌던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19일 국영TV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수도 다마스쿠스의 국가보안기구 건물에 자살 폭탄공격이 벌어진 지 하루만이다. 주요 외신들은 아사드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낸 것에 대해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했지만 음성은 없는 영상뿐이어서 아사드 대통령의 신변을 둘러싼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전날 서방국가들이 제시한 시리아 제재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제재안은 부결됐다.
시리아 곳곳에서는 이날도 사망자가 속출했고 탈출 행렬 역시 계속되고 있다. 시리아 반정부 단체에 따르면 전날 민간인이 217명, 정부군 93명 이상 각각 숨졌다. 레바논의 한 관리는 시리아와 레바논 사이의 주요 육상 통행로인 마스나 검문소를 전날 하루 동안 시리아인 2만 명 가량이 통과했다고 밝혔다. 평소에 이 검문소를 통과하던 시리아인은 하루 5000명 수준이다. 터키에는 이미 약 4만 명의 시리아인이 난민촌을 형성해 생활하고 있다.
유럽연합(EU) 관계자들에 따르면 EU는 시리아행 무기 검색을 강화하고 아사드 측 지원기관을 제재 대상에 올리는 등 시리아 정권에 대한 제재를 확대할 예정이다.
EU 회원국들은 이날 실무협의에서 추가 제재들과 관련 잠정 합의했으며 오는 23일 정례 외무장관회의에서 확정할 것이라고 EU 관계자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