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22)] 네 번째, 마찰과 자극

입력 2012-07-16 08:59수정 2012-07-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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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은 아토피와는 다릅니다. 물론 일부 환자의 경우 건선과 아토피가 겹쳐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토피와 건선은 별개의 질환으로 그 특징과 치료법이 다릅니다. 간혹 형태상으로 유사하게도 보이는 건선과 아토피를 구별할 수 있는 일차적인 방법은 주로 나타나는 부위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아토피가 무릎 뒤 오금이나 팔의 안쪽과 같이 주로 접히는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건선은 팔꿈치나 무릎처럼 튀어나온 부위, 그래서 마찰이 일어나기 쉬운 부위에 잘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물론 전신에 동시에 건선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으나, 건선 환자 중 많은 수는 가장 처음 건선 증상이 나타난 부위를 팔꿈치나 무릎이라고 말합니다.

이밖에도 하중을 받기 쉽고, 보행 중 마찰이 심하게 일어날 수 있는 발바닥 역시 건선이 잘 발생하며, 손바닥 또한 물건을 잡는 등의 물리적 마찰이나 세제 등 화학적 자극을 접하기 쉬운 부위인 탓에 건선 증상이 잘 나타납니다. 그래서 손발바닥 위주로 나타나는 건선을 따로 수족장 농포증(수족장저 농포증)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처럼 일상의 지속적인 자극과 마찰이 건선 증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들은 많습니다.

직업상 매일 다루게 되는 특수 물질을 깨끗이 씻어낼 방법을 찾다 보니 철수세미로 손을 문질러 씻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이후 몇 개월 만에 손에 건선이 발생하였습니다. 중년 남자 환자분의 경우입니다.

손가락 끝과 손등의 관절 부위를 물어뜯는 버릇이 생긴 후 언제인가부터 손에 건선이 생겼습니다. 초등학생 어린 환자의 사례입니다.

이들은 지속적인 자극과 마찰로 건선이 발생한 가장 전형적인 사례들입니다. 보다 심한 경우 모기에 물려 하루 이틀 긁는 것만으로도 그 부위에 건선 증상이 생겨나는 환자도 있습니다.

피부는 잠시 긁는 것만으로도 붉어지면서 열이 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때 몸속에 과도한 열이 쌓여 있어 약간의 자극에도 쉽게 피부가 붉어지거나 가려워지는 경우, 또는 피부면역력이 약해서 이러한 자극에 대한 방어력이 낮은 경우라면 건선 증상이 보다 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일상에서의 지속적인 자극과 마찰은 건선 증상을 유발하거나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며, 여기에는 물리적인 마찰이나 자극 외에 화학적인 자극 역시 해당됩니다.

수영장에 다녀온 이후 건선이 악화되는 경우도 수영장 물속의 염소 등 화학물질이나 오염물의 자극에 의한 것이며, 맨손으로 설거지나 빨래를 하느라 화학 세제에 자주 접하면서 건선이 악화되는 것 역시 같은 상황입니다. 또 새로 짓거나 갓 인테리어를 바꾼 건물에서 지내면서 건선이 악화되거나, 기름 유출 사고 지역에 자원봉사를 다녀온 이후 건선이 발생하였다는 환자의 사례 등은 화학적인 자극 역시 물리적인 자극 이상으로 건선의 발병 및 악화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상에서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거나, 책상에 앉아 있을 때 팔꿈치를 세워 마찰되기 쉬운 자세를 자주 취하거나, 피부가 빨개지도록 세게 때를 밀거나, 손가락이나 손등을 잘근 잘근 물어뜯는 등 지속적으로 물리적인 마찰이나 자극을 가하는 일, 그리고 페인트나 접착제, 자극성 세제 등 화학물질의 자극이 심한 환경은 가급적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말 : 강남동약한의원 원장 양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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