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경기 둔화 우려 발언에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올랐다. 시장이 추가 금리 인하에 무게를 뒀기 때문이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달러에 10.60원 오른 1151.50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이 1150원대까지 올라선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1.10원 오른 1142.00원에 개장한 환율은 오전 10시10분께 금통위의 금리 인하 발표 직후 상승폭을 높였다.
여기에 김 총재가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GDP갭을 추산해본 결과 작년엔 플러스였지만 앞으로 당분간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하면서 환율 오름폭은 더 커졌다.
GDP갭은 실질GDP 성장률과 잠재GDP 성장률과의 차이를 뜻한다. GDP 갭이 마이너스면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오후 들어 호주의 고용지표가 부진을 보인 것도 환율 상승을 자극했다. 국내외 모두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역외와 국내 은행권 모두 달러 매수에 나섰다”며 “장 막판 역외 숏커버는 환율 고점을 높이는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김 총재의 경기 둔화 우려 발언에 시장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며 “모처럼 시장이 김 총재의 발언에 움직였다”고 말했다.
오후 3시25분 현재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환율은 1유로에 0.0018달러 내린 1.2233달러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