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생애첫 메이저 US여자오픈 우승 "세리 언니 섰던 그 자리" 감격

입력 2012-07-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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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수로는 6번째 우승...메이저 재패 숙원 풀어

▲최나연이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후 동료 선수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AP연합)
“(박)세리언리를 보면서 힘을 냈다. 언니는 한국골프의 진정한 전설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4년만에 ‘메이저 퀸’으로 등극한 최나연. 대회가 열린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블랙울프 런 챔피언십 코스는 ‘세리 키즈’로 성정한 그가 14년전 박세리(35·KDB금융그룹)가 ‘맨발 투혼’을 발휘하며 생애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린 곳이라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최나연은 “1998년 세리언니가 이 장소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며 골프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뒤를 잇게 된 것이 영광이다”며 “언니에게 정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박세리가 미국무대에서 한국골프를 전방위로 알릴 당시 그를 보며 골퍼의 꿈을 키워나갔다.

초등학교 3학년때 골프채를 잡은 최나연은 박세리를 롤모델 삼아 고군분투했다. 대원외고 시절인 지난 2003년 한국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데 이어 2004년 제주도지사배 여고부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같은해 ADT-CAPS 인비테이셔널에서 내노라하는 프로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프로로 전향한 최나연은 2005년 레이크사이드 여자오픈, 2006년 KB국민은행 스타투어 3차대회서 정상에 올랐다. 2007년에는 LPGA 투어 조건부 출전권을 받아 2008년 투어에 정식으로 데뷔했다.

미국에서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타향살이도 아닌 타국살이는 20대 여성에게는 힘에 부쳤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골프에도 영향이 미치기 시작했다. 2009년 20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9번에 들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어 국내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최나연은 “혼자서 미국 생활하는 것이 쉬운 게 아니다. 올시즌 준우승도 몇차례 했는데, 아쉽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면서도 “이제 빨리 회복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법을 터득했다. 준우승을 했지만 스스로 경기내용에 만족했기 때문에 경기결과는 잊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자신을 다독이는 등 여유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2009년 9월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첫 정상에 올랐다. LPGA 투어 55개 대회 출전만이었다. 같은 해 국내에서 열린 하나은행 LPGA 챔피언십에서 다시 우승했고 이듬해 같은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이런 눈부신 활약으로 2010년 LPGA 투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대회인 한화금융클래식에서 시즌 첫 우승을 맛본 최나연이었지만 LPGA에서 아쉬운 준우승만 2차례, 우승이 간절한 상황이었다. 마침내 LPGA투어 사임다비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한국 여자 선수들의 미국 LPGA투어 통산 100승이라는 대기록의 주인공에 등극하기도 했다.

올 시즌 14개의 대회가 치러졌지만 우승소식을 들려주지 못하다 마침내 바라고 바라던 메이저대회 첫 승을 일궈냈다.

그의 이번 우승은 집중력이었다. 특히 겨우내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한 것도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그는 “이전에는 동계훈련 때 주로 스윙교정 같은 기술적인 것에 많이 신경썼다. 그러나 올해에는 체력훈련에 중점을 뒀다”며 “지난해 체력이 골프와 큰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려서부터 한쪽 방향으로만 운동을 해 몸의 균형이 안 맞는데, 체력훈련과 균형감각을 잡느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전했다.

최나연이 이번 대회 우승으로 박세리의 계보를 이을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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