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제헌의회 선거 종료…축제 분위기

입력 2012-07-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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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의 42년 철권통치 종식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리비아 자유민주 선거가 7일(현지시간) 종료됐다.

헌법 제정과 총리 임명을 위한 의회를 구성하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60%로 잠정 집계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 행위가 파행을 겪거나 유혈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전체적으로는 모처럼의 선거를 자축하는 분위기였다.

리비아는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 영향을 받은 아랍권 세속주의 국가 중에서 튀니지와 이집트에 이어 세 번째로 민주 선거를 치른 국가가 됐다.

누리 알 아바르 리비아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오후 8시 투표 마감 뒤 잠정 집계 결과 유권자 2800만명 중 1600만여명이 투표해 약 60%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바르 위원장은 “전국 1554개 투표소 중 동부를 중심으로 한 24개가 선거 반대 세력의 방해 활동 때문에 문을 열지 못했으나 나머지 98%는 정상적으로 투표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아바르 위원장은 “이번 선거의 첫번째 승리자는 리비아 국민”이라고 선언했다.

리비아 국기를 몸에 두르고 투표소에 나오는 유권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는가 하면 전국 각지의 이슬람 사원에서는 “신은 위대하다”는 찬송으로 선거를 축하하는 모습이었다.

과도정부의 압델라힘 알 키브 총리는 트리폴리에서 투표를 마친 뒤 “환상적이다”라면서 “리비아 국민은 이 기쁨을 누릴 자격이 충분히 있으며 혁명 기간의 업적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또 다른 획기적 사건을 맞은 리비아 국민에게 미국인을 대표해 축하를 전한다”고 축하했다.

그는 “40년 이상 지속한 독재정치 끝에 오늘날 치러진 역사적 선거는 리비아의 미래가 리비아인의 손에 달렸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비아 당국은 이날 동부 아즈다비야의 한 투표소에서는 선거 반대 시위대가 투표함을 훔치려다 보안 요원의 총격을 받아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동부 중심지 벵가지에서는 투표 반대 시위대와 지지 시위대 간의 충돌 와중에 1명이 총격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는 벵가지에서 이날 투표가 개시된 직후 자동소총으로 무장하고 투표소를 습격해 투표지 수백 장에 불을 지르는 등 투표소 최소 네 곳에 비슷한 공격을 가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동부를 중심으로 한 선거 반대 세력은 현 의석 배정을 동부·서부·남부 지역별로 동등하게 3등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의석은 인구 비례에 따라 서부에 102석, 동부에 60석, 남부에 29석, 중부에 9석이 각각 할당된다.

이번 개표 결과는 빠르면 오는 9일부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이슬람적 가치를 표방하는 정당과 후보자들이 다수이며 세속주의를 내세우는 후보는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정의건설당이 자금력과 조직력을 앞세워 이번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흐무드 지브릴 전 총리가 이끄는 자유주의 성향의 국민전선과 이슬람 성향의 알 와탄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에서는 1952년 왕정 시절 치러진 총선이 사실상 가장 최근의 자유선거여서 이번 제헌 의회 선거는 60년 만의 첫 민주 선거가 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제헌 의회를 구성할 200명의 의원을 뽑게 되며 내년에 완전한 의회 구성을 위한 총선이 다시 치러진다. 

리비아 국민은 지역구 의원 120명과 정당별 비례대표 의원 80명 등 모두 200명을 선출한다.

제헌 의회가 임기를 시작하면 국가과도위원회(NTC)를 중심으로 한 과도정부는 활동을 종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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