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아르바이트 '구직난']'꿈의 알바' 과외·대기업 인턴…'최악의 알바' 생체실험

입력 2012-07-0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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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도 극과 극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의 '알바 찾기' 전쟁이 시작됐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한 여성 구직자가 채용 공고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7월, 타오르는 태양보다 더 뜨거운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구하기’ 전쟁이 본격화됐다.

각 대학은 6월 말부터 여름 방학에 들어갔지만 학교를 벗어난 대학생들은 ‘알바’ 찾기로 학기 중 보다 더 분주하다.

두 달 남짓한 방학 동안 보다 많은 임금을 주는 ‘아르바이트’를 찾으려고 몇 시간씩 아르바이트 채용 사이트를 뒤지거나 부모와 친지의 인맥을 총동원해 조금 더 나은 일자리 찾고 있다.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찾기 전쟁은 아르바이트 사이트의 트래픽 증가로 더 분명해진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아르바이트 사이트 방문자 수는 지난 한 달간 꾸준히 늘어 6월 넷째 주에만 46만1142명이 아르바이트 관련 사이트를 찾았다.

랭키닷컴 관계자는 “기말고사가 끝나는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아르바이트 사이트의 방문자가 매년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6월 하순과 7월 초에 아르바이트를 찾으려는 학생들은 좋은 일자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할 만큼 ‘괜찮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으려면 방학 몇 달전부터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 최악의 아르바이트…“생체실험하고, 유흥주점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 10명 중 6명이 돈을 벌려고 일을 한다고 대답할 정도로 많은 학생의 아르바이트 목적은 ‘돈’이다.

그렇기에 60여일로 짧은 여름 방학기간 동안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돈을 벌려고 ‘위험한 선’을 넘나드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높은 등록금 탓에 웬만한 아르바이트로는 학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편의점과 놀이동산 아르바이트 등 평범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은 ‘있자(있는집 자식)’라고 부를 정도다.

실제로 대학가에서는 약을 먹고 약 효능을 확인하는 생물학적 동등성 실험에 참가하거나 유흥업소와 노래방 도우미 등 짧은 시간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나쁜 일자리’를 찾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박원상(27·가명) 군은 평일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물학적 동등성 실험에도 참여하고 있다. 동등성 실험 아르바이트는 종로의 한 모텔에서 2박3일 숙박을 하며 진행되고 복제약을 먹고 피를 뽑아 신체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주 업무다.

박군은 모텔에서 나오기 전까지 약 30번 정도의 피를 뽑은 적도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어떤 약에 대해 실험을 했는지 잘 기억하지 못했다. 다만 혈압과 관련된 약이라고 기억할 뿐이다.

또 서울 소재 A대학에 다니는 김아름(23·가명)양은 방학기간 학비를 벌려고 논현동의 속칭 ‘풀살롱’으로 불리는 유흥업소에 나간다. 학기 중에도 종종 생활비를 벌려고 한달에 1~2번 업소에 출근했기 때문에 큰 부담감은 없다. 김양은 “방학기간 동안 일하면 1년치 등록금은 충분히 벌 수 있어 유흥주점 아르바이트를 쉽게 뿌리칠 수 없다”고 말한다.

◇ 신이 내린 아르바이트…‘과외·대기업 인턴’

시간 대비 가장 많은 시급을 받을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단연 개인교습(과외)이 으뜸이다. 하지만 과외 시장마저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과외 자리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소위 명문대 학생이거나 이제 막 수능시험을 치러 감(?)이 남아있는 신입생을 학부모들이 더 선호해 중위권 대학의 3~4학년 학생들은 과외 찾기가 쉽지 않다.

최근엔 과외 수요자와 대학생들을 연결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업체까지 등장할 정도로 대학생들은 과외 자리를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또 이런 업체는 과외가 성사되면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받지만 업체를 이용해서라도 개인지도 교사를 하려는 학생들은 줄지 않고 있다. 수수료를 부담하더라도 시간대비 높은 비용을 받을 수 있는 과외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B대학에 다니는 한 여학생은 학기 중 3개의 과외를 하며 웬만한 직장인보다 많은 월 300만원의 수익을 올린다. 특히 방학이면 과외를 더 늘려 월 500만원까지 벌 수도 있다.

반면 당장 금전적 이득보다 추후 입사를 원하는 기업에 맞는 스펙을 쌓기 위해 학기 중 인턴에 지원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인턴은 경력은 물론 방학 중 웬만한 아르바이트보다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대학생들은 은행과 대기업에서 실시하는 인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워낙 선발 인원이 적어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황보람(22) 양은 “졸업 후 일자리 걱정보다 지금 당장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한 아르바이트가 더 중요하다”며 “정규직 일자리든 아르바이트든 학벌과 인맥이 없다면 얻기 어려운 것이 우리 사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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