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보험=통계…고객만족 '황금률' 찾습니다"

입력 2012-07-0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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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구 보험개발원장

강영구 보험개발원장은 보험산업에만 30년 동안 몸담은 보험정책 전문가다. 지난 82년 보험감독원에서 첫발을 내딛은 후 금융감독원 보험검사국에서 팀장과 국장을 거쳐 부원장보까지 지냈다.

지난해 강 원장이 취임과 동시에 내건 슬로건은 ‘통계로 소통하는 보험개발원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강 원장이 ‘통계’를 강조한 것은 통계가 보험산업의 최대 자원이고, 보험개발원은 바로 통계로 먹고 사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실제 보험개발원은 매년 약 10억건이 넘는 보험계약ㆍ사고통계자료를 다루고 있다.

▲강영구 보험개발원장이 '통계로 소통하는 보험개발원'이라는 슬로건 아래 취임 2년째 새로운 조직문화를 이끌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강 원장 취임 당시 보험연구원 분리 문제를 놓고 조직 내 갈등이 있었다. 사원총회에서 개발원에서 보험연구원을 분리하는 안(案)을 제시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부결된 것이다.

보험정책통 답게 강 원장은 직접 직원들을 일일이 만나 “보험연구원은 자본시장연구원이나 금융연구원과 경쟁하고 개발원은 통계전문 서비스기업으로 가야 한다” 며 설득했다. 결국 직원들은 강 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보험개발원과 보험연구원은 법적으로 완전히 분리됐다. 보험연구원 분리문제를 매듭지은 강 원장은 이어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종전 35개 조직을 26개로 축소하고 결제만 하는 임원들은 전원 현장으로 배치시켰다.

최근 강 원장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보험이다.

그는 지금의 자동차보험 서비스를 고객을 위한 위험관리서비스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량의 증가와 더불어 자동차보험이 우리의 일상에서 보편화된지 오래 돼 집은 없어도 자동차는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을 뿐 아니라 교통사고 또한 빈번하게 접하게 된다”면서 “아직까지 국내 보험시장은 보험료와 보험금의 적정성 확보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선진국 보험사들처럼 다각적인 위험관리 서비스로 역할을 확대시켜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2011년 말 현재 기준 자동차 등록대수는 1844만 차량 1대당 인구가 2.75명, 세대당 보유대수는 0.92대에 이르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교통사고로 인한 위험에 대비하는 경제적 수단이지만 교통사고로 발생하는 위험은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인체의 손상과 재물의 파손과 같은 직접적이고 1차적인 위험이고, 다른 하나는 사고에서 기인하는 2차적 위험으로 치료비, 상실소득, 수리비 등 주로 경제적 위험을 뜻한다.

강 원장은 “현재 자동차보험은 주로 2차적 위험에 대비하는 기능을 담당해왔다”면서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의 주된 관심사는 가입자에게 부과되는 보험료와 사고 시 보상하는 보험금의 적정성 확보에 있었다”고 말했다 즉, 고객의 사고위험 그 자체를 줄이는 것에 까지는 충분한 관심을 쏟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험료 차등화 등을 통해 위험발생을 경고하고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 있어왔지만 이것만으로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게 강 원장의 생각이다.

강 원장은 “미국?유럽 등 보험 선진국에서는 우리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자동차보험 서비스의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와 같이 보험사와 고객의 관계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지급 이라는 일차적·평면적 관계에서 고객이 종합적·다각적으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보험사의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주행거리별로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이 도입됐다. 하지만 보험선진국에선 보험료 할인 혜택 제공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운행습관에 따른 위험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운행거리 뿐만 아니라 급정지, 급출발, 위험운전 시간대, 운행지역 등과 같은 운전자의 운행습관 데이터를 고객에게 직접 제공해 가입자가 스스로 사고발생을 줄이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강 원장은 “이처럼 보험사는 자동차사고, 상해사고, 질병발생 등 기본적으로 다수의 동질적인 위험집단군으로부터 발생한 다양한 보험계약 및 사고에 대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런 데이터를 아직까지는 회사 내부적으로만 사용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통계정보의 분석을 통해 개인이 일일이 알 수 없는 사고위험에 대해 운행습관별·연령별·지역별 등으로 맞춤형 분석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고객만족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기술과 비용 등 선결과제가 뒤따르겠지만 선진사례와 최근의 빠른 IT기술 발달추세를 감안하면 이는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의 문제라고도 덧붙혔다.

그는 흔히 보험을 이야기할 때에 듀마의 소설, 삼총사에 등장하는 ‘일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One For All and All For One)’란 말을 많이 인용한다. 여기에는 보험이 다른 산업과 구별되는 위험보장 측면이 잘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보험에 대해 이렇게 적절한 표현이 또 있을까 싶다”며 “이제는 위험보장 측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고객을 위한 종합적인 위험관리서비스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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