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된 가치주 발굴

유럽 재정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로 옮겨 붙으면서 자산가치가 높은 저평가 가치주에 대한 증권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자산주 랠리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트라스BX 주가는 지난달부터 12.44% 올랐다. 이날 종가는 2만4850원으로 전날보다 소폭 약세 마감했지만 지난 한달 동안 코스피지수가 등락을 오가며 0.44% 상승한 데 그친 것에 비해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남화토건(11.97%), 한일이화(5.97%), 성창기업지주(4.46%), 대덕GDS(3.10%), 삼성공조(2.31%), 서부T&D(2.14%) 등도 시장 대비 선방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부자기업'이라는 점이다. 아트라스BX의 경우 1분기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1491억원으로 시가총액의 70%에 달한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연말이면 보유현금이 시가총액에 버금갈 전망"이라며 "절대저평가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공조는 이미 보유현금이 시가총액을 넘어선 상태다. 1분기말 기준 현금성자산 124억원과 은행예금 등 1302억원을 합치면 총부채 479억원을 갚고도 시가총액(2일 종가 기준 646억원)보다 많다.

성창기업지주와 서부T&D는 부동산 알짜 기업이다. 하반기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매각하는 부산 명지지구 토지의 공시지가가 1720억원에 달한다. 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1194억원을 훌쩍 웃도는 액수다.

서부T&D는 서울 신정동 화물터미널 부지와 용산 관광버스터미널 부지, 인천 연수구 쇼핑몰을 보유하고 있다. 합계 시세가 1조5000억원으로 시가총액 6220억원의 2배가 넘는다. 용산부지는 호텔 개발 이슈도 있다.

남화토건은 '친구'를 잘 둔 경우다. 남화산업, 한국시멘트, 한국테이블TV광주방송 등 3사의 실질 지분율(38.9%)을 감안하면 부동산 가치만 430억원에 이른다. 손자회사인 한국시멘트의 상장 가능성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증시 전문가들은 불황 장세가 본격화될수록 자산주 랠리가 강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성장 모멘텀보다는 눈에 보이는 자산가치에 주목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상반기 증시를 떠받쳤던 '전차군단'(전기전자 IT•자동차)의 실적증가세마저 둔화되는 등 대다수 기업의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이미 성장주에서 자산주로의 투자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성장의 시기가 지나가면서 자산가치가 떠오르는 시기가 온다"며 "다만 자산주 중에서도 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지만 이익안정성이 높고 모멘텀이 뚜렷한 종목 위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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