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00만명' 한국경제 명암]저출산·고령화 지속 땐 성장 '급브레이크' 불 보듯

입력 2012-07-0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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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1.23명 세계 최하위…생산인구 2040년 20% 줄어

20-50 클럽 가입으로 선진국 진입 준비를 마친 우리나라의 이면에는 저출산·고령화라는 암초가 기다리고 있다. 1.23명 수준인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고, 고령화 속도 역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저출산·고령화 때문에 2030년 이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34개 회원국 중 최저인 1%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저출산·고령화가 고착되면 생산가능인구도 급격히 줄어 한국경제의 최대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생산가능 인구 2040년 20% 감소 =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변화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세로 나타난다. 특히 경제활동의 중추인 핵심 생산가능인구(25~49세)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핵심 생산가능인구는 2010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 이듬해인 1949년 인구총조사를 실시한 이래 처음으로 수 백 만명의 인명 피해를 낸 한국전쟁 때도 줄어들지 않았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인구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11월1일 현재 내국인 기준 핵심생산층은 1953만8000명으로 5년 전 조사 때인 2005년(1990만5000명)에 비해 36만7000명 이나 줄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장례인구추계 시도편(2010~2040년)에서도 25~49세 핵심 생산가능인구도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전국 평균 41.3%(2043만 명)에서 2040년 26.9%(1376만 명)로 14.4%포인트 낮아질 전망이다. 667만 명에 달하는 경제활동 주축인구가 사라지는 셈이다.

핵심 생산가능인구 뿐만 아니라 15~64세인 전체 생산가능인구도 줄어들긴 마찬가지다. 2010년 현재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총인구의 72.8% 수준인 3598만명이다. 2010년의 생산가능인구 규모를 100으로 보면, 지난 1980년은 65.9 수준인 2372만명으로 지난 30년간 1227만명의 생산가능인구가 증가했다. 하지만 2016년을 정점으로 감소해 2040년에는 2010년의 80.2 수준인 2887만명까지 줄어들어 향후 30년간 700만명 이상의 생산가능인구가 사라질 전망이다.

◇ 한국경제, 생산동력 위축 =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곧바로 노동투입 요소의 감소로 직결된다. 당연히 성장이 둔화되고 피부양인구의 비중이 늘어나 사회적 비용이 증가된다. 저축률이 떨어져 자본축적을 저해해 성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고령화 시대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경제적 위협요소는 소비와 투자의 위축이다. 학계에서는 평균수명이 늘어나면 소비증가율은 연평균 2%p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총저축률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대다수다. 기대수명이 1년 늘어나면 저축률은 0.8%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긴 하지만 고령인구의 저축률이 생산가능인구의 저축률에 비해 크게 낮아 총저축률은 그만큼 더 감소한다.

반면 연금 부담이 늘어나고 고령 인력에 대한 취업이 증가하면서 임금 역시 상승하게 돼 기업의 부담 증가가 높아진다. R&D나 신규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요인들은 결국 성장률 잠식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저출산·고령화가 지속될 경우 2020년 3%대, 2030년 2%, 2040년 1% 대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OECD 역시 2040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로 전망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한국은 고령화(aging)가 가장 큰 문제”라며 “고령화에 대해 사회 전체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재정악화도 고령화로 인해 유발될 가능성이 크다. 건강보험과 복지 요구에 따른 정부지출 증가가 정부재정의 악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금융자산 보다 주택 등과 같은 실물자산이 가계자산의 대부분인 우리나라 특성상 주택가격이 폭락하면 은퇴한 고령세대의 노후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 세계가 보는 한국의 저출산·고령화 = 세계적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한국경제의 가장 큰 약점으로 빠르 고령화를 지목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최근 투자전략보고서에서 “낮은 출산률과 빠른 고령화로 노동인구 증가율이 최근 10년간 1.2%에 그치고 있다”며 “고령화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우려점”이라고 밝혔다.

영국 투자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도 지난달 19일 ‘인구 고령화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고령화로 한국 잠재성장률 하락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2011년 4.2%에 이르는 잠재성장률은 2023년 3.1%로 하락해 2050년에는 2.5%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인구 고령화에도 2020년대에도 3%대의 경제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동인구의 규모보다는 전반적인 생산성, 투자, 인적자본 수준 등이 성장에 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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