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장사 보유 주식가치가 2개월 사이에 1조5000억원이나 증발하는 등 주식부호의 주식자산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로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2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798개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지분가치를 6월 27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9조8164억원을 기록해 1위였다.
이 회장의 상장사 보유 주식가치는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로 주식시장이 급락하기 직전인 지난 5월 2일 11조3408억원을 기록했다가 2개월 만에 1조5244억원이 사라졌다.
이 회장의 지분가치는 하루 평균 260억원이 줄어든 셈이다.
이 회장이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5월 2일 141만원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가 이 날 116만7천원으로 2개월 만에 17.2%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 뿐만 아니라 대다수 주식부호들의 지분가치도 급감했다.
상장사 주식부호 2위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달 2일 7조4176억원에서 이 날 6조6483억원으로 7693억원이 사라졌고, 같은 기간동안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도 2조2227억원에서 1조9796억원으로 2431억원이 줄었다.
이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1조7517억원에서 1조5175억원으로 2342억원이 감소한 것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913억원(1조6678억원→1조4765억원),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이 1909억원(1조5977억원→1조468억원)이 증발했다.
삼성전자 주가 급락 여파로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의 지분가치도 지난달 2일 1조5271억원에서 이 날 1조2639억원으로 2632억원이 줄었고,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1조1850억원에서 9808억원으로 242억원이 사라졌다.
이들 외에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달 2일에 비해 1770억원(1조3380억원→1조1610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187억원(1조1452억원→1조265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는 지난달 2일 1조4921억원으로 상장사 주식부호 10위를 기록했으나, 최근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넥슨에 매각하면서 이 날 5962억원을 기록해 종합 순위 22위로 내려앉았다.
이런 가운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지난 5월 2일 1조9326억원이던 지분가치가 이 날 2조957억원으로 8.4%(1631억원)가 상승하면서 주식부호 순위가 8위에서 4위로 껑충 뛰어 올라 눈길을 끌었다.
서 사장과 함께 최태원 SK그룹 부회장이 1조8246억원에서 1조9594억원으로 7.4%(1348억원)이 늘어났고,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1조324억원에서 1조414억원으로 0.9%(91억원)가 늘어났다.
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3조1936억원에서 3조974억원으로 -3%(962억원),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1조1318억원에서 1조868억원으로 -4%(450억원)의 하락율을 기록해 급락장 속에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한편 이 날 주식부호 상위 100명의 지분가치 총액은 64조311억원을 기록해 지난달 2일의 70조2252에 비해 6조1941억원(8.8% 하락)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같은 기간동안 코스피 지수는 1999.07에서 1817.65로 9.1%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