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은행(IB)들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잇따라 낮추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로 미국, 중국 등의 경기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3.4%에서 3.0%로 떨어뜨렸다. 이는 주요 해외IB들의 평균치인 3.2%를 밑도는 수준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올 1분기 경기모멘텀이 반등했지만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출과 내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으로 내수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우리나라의 실물지표와 관련해서는 “광공업생산은 수출감소로 2분기 중 가시적인 회복세를 보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기선행지수는 제조업신뢰지수와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하락하는 것을 고려할 때 개선세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예상했다.
노무라 역시 한국의 경기회복세가 둔화할 것으로 봤다. 노무라는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가 한국이 수출 및 투자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글로벌 불안감이 유지될 경우, 한국이 경기회복세 둔화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무라는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한국의 자본재 수입이 지난 5월 전년 동기 대비 8.7% 줄어든 것을 경기둔화 지표로 해석했다. 4월 한국의 기계수주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4.9% 줄었다. 경기 상승을 이끄는 설비투자부터 둔화하면서 한국 경제 전체에 타격을 입힐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의 경기하강세가 뚜렷함에도 해외IB들은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는 조심스러웠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높은 가계부채 수준과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재정위기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한국은행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