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 지명·추천하면 ‘충성위원회’가 추인…살만 국방장관 유력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위 계승자인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 왕세제가 16일(현지시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우디 후계구도 선정이 주목받고 있다고 사우디 국영TV가 왕실의 발표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사우디 국왕의 후계자는 유럽의 왕조와는 달리 아버지에서 장남으로 계승되지 않는다.
사우디는 일반적으로 왕이 죽으면 왕세제가 왕위에 오른 뒤 새로운 왕세제를 지명·추천해 충성위원회가 이를 승인한다.
충성위원회는 알 사우드 왕가의 각 가문을 대표하는 압둘 아지즈 초대 국왕의 아들과 손자 등 30여명으로 구성된다.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현 사우디 국왕이 왕위 계승을 둘러싼 왕가 내부의 권력 다툼을 없애고 절차를 투명하게 만들고자 즉위 이듬해인 2006년 제정했다.
후계자는 지난 1953년 압둘 아지즈 이븐 사우드 초대 국왕이 숨진 이후 그의 아들 형제 간에 왕위가 이어져 왔다.
지금까지 압둘 아지즈 국왕 아들 중 5명이 왕이 됐으며 살아있는 아들만 20여명이다.
남아 있는 아들 가운데서도 일부만이 실제 왕위에 오를 수 있다.
앞서 위키리크스는 “알 사우드 가문 내의 이너서클이 리더십을 비롯해 혈통과 성격 등에 흠결이 있는 이들을 왕위 계승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지적했다.
차기 왕세제 후보로는 살만 국방장관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살만 국방장관은 지난 1962년부터 리야드 주지사를 지냈고 지난해 11월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술탄 전 왕세제와 나이프 왕세제의 친동생이자 압둘라 국왕의 이복동생이다.
일각에서는 나이프 왕세제가 책봉 이전에 맡고 있던 제2부총리 자리가 아직 공석이라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타계한 술탄 전 왕세제와 나이프 왕세제 모두 왕위 계승 2순위인 제2부총리 자리를 거쳐 왕세제로 책봉되면서 부총리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술탄과 나이프에 이어 세 차례 연속 ‘수다이리 세븐(7형제)’에서 왕세제가 나오는 것에 다른 계열 왕자들의 불만이 만만치 않다.
수다이리 세븐은 이븐 사우드 초대 국왕의 부인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핫사 알 수다이리 왕비가 낳은 일곱 아들을 말한다.
사우디 왕가에서 수다이리 세븐의 막강한 힘을 고려할 때 일부 반발에도 살만 장관이 새 왕세제로 책봉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밖에 초대 국왕의 아들 세대가 갈수록 노령화함에 따라 초대 국왕 손자 세대에서 책봉될 수도 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