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환 외환銀 지점장·시인
새의 몸짓을 내밀하게 관찰해 보라
새가 운다고 하는 말은 잘못된 것이다
새는 슬플 때도
울지 않는다
다만, 무엇에도 묶여 있지 않는
가벼운 몸이라는 것을,
가벼운 몸으로
이 세상의 구석구석을 볼 줄 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임을
소리로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날개를 접고 진득한 고독 속으로
침잠하는 새는 울지 않는다
다만, 가고 오는 시간이
깃털의 흔들림처럼 가볍다는 것,
그리고 이 세상 어딘가에
가벼운 몸을 눕힐 수 있는
평안의 섬이 있다는 것을
소리로 알리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