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새는 슬플때도 울지 않는다

입력 2012-06-1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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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환 외환銀 지점장·시인

새의 몸짓을 내밀하게 관찰해 보라

새가 운다고 하는 말은 잘못된 것이다

새는 슬플 때도

울지 않는다

다만, 무엇에도 묶여 있지 않는

가벼운 몸이라는 것을,

가벼운 몸으로

이 세상의 구석구석을 볼 줄 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임을

소리로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날개를 접고 진득한 고독 속으로

침잠하는 새는 울지 않는다

다만, 가고 오는 시간이

깃털의 흔들림처럼 가볍다는 것,

그리고 이 세상 어딘가에

가벼운 몸을 눕힐 수 있는

평안의 섬이 있다는 것을

소리로 알리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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