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편성의 비밀]유명 배우·스타 작가면 무조건 성공한다?

입력 2012-06-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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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수목 드라마의 허점

시대가 흐를수록 시청자들의 기호는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최근 수목드라마는 각 방송사에‘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핫’한 배우, 스타 작가는 기본이다. 이런 양상이 드라마를 성공 괘도로 끌고 있다. 그런데 이런 드라마들이 진짜 ‘효자’ 역할을 하고 있을까. 현재 3사 방송사의 수목드라마 속 숨겨진, 그리고 드러난 ‘허’를 짚어봤다.

▲제작사를 비롯해 방송사, 시청자들의 시선은 전부 수목드라마에 쏠려 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과 구멍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시청자들의 시각은 나날이 높아가는 반면 수목드라마의 헛점도 커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LBS 2TV '각시탈', MBC '아이두아이두', SBS '유령'.
◆MBC ‘아이두 아이두’ 빛마저 희미한 개살구?

MBC는 ‘로코물의 여왕’ 김선아와 ‘신 로코남’이장우의 드라마 ‘아이두 아이두’를 수목드라마로 내새웠다. 대외적으로 비쳐진 방송 전 반응은 배우 공개로 시선 몰이에 성공한 듯 보였다.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만인의 연인이 된 김선아가 또 한 번 ‘로코’ 신드롬을 예고했고,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달달한 매력을 발산한 이장우의 출연은 드라마의 화려한 외피였다. 하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아이두 아이두’는 제작 단계부터 순탄치 못했다. 배우 캐스팅부터 난항, 방송사 편성은 더욱이 힘겨웠다.

김선아는 해외 출국을 앞두고 제작진과 극적으로 만나 몇차례의 미팅 끝에 막판 출연 결정으로 드라마에 합류했다. 한 연예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실명을 거론할 순 없지만 김선아가 맡은 캐릭터가 몇몇 유명 여배우를 거쳤다. 이름만 대도 알 정도의 톱스타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모두 출연을 고사하더라. 김선아 역시 캐스팅 과정이 힘겨웠다. 때문에 드라마 흐름도 김선아 위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공개했다.

단순히 제작 과정으로만 ‘아이두 아이두’의 문제점을 꼬집는 것이 아니다. 현재 3회 째 선보인 이 드라마는 첫 반응부터 시들했다. 물 빠진 로맨틱 코미디란 시청자 평이 많다. 이는 시청률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시청자들은 김선아-이장우를 보기 위해 첫 방송은 챙겨봤지만 막상 접한 뒤 타 방송사 드라마로 고개를 돌렸다. 두 자릿수의 순조로운 첫 출발과 달리 초반 하락세가 너무 크다. ‘핫’한 배우들과 인기몰이의 대명사인‘로코물’이어도 확연히 다른 이색적인 스토리를 연구해 초반 기세를 확실히 잡아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KBS 2TV ‘각시탈’ 출발은 좋지만…

‘각시탈’은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문제점을 내보이지는 않고 있다. 동시간대 드라마에서 첫 시청률도 먼저 웃었으며 배우들의 연기력도 가장 짙다는 평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평가를 모아보면 호불호가 확실히 갈린다. ‘웰메이드 드라마’라기보다 ‘마니아 드라마’로 불릴 가능성이 크다. 탄탄하고 참신한 시나리오, 연기력에서 입증된 배우들이 포진됐지만 쉽지 않은 흐름이 옥의 티로 지적되고 있다. 주연 신현준의 대역 논란이 한 동안 온라인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일부 클로즈업 장면에서 대역의 얼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 시청자들의 실소케 했다.

일본어와 한국어를 들락날락하는 배우들의 연기에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계속 한국말 하는데 대답은 ‘하이 하이’ 일본어로 하고, 한국말로 계속 하던가 아니면 처음부터 일본어 쓰고 자막을 깔던가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나로 통일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김응수가 제대로 패악질을 해야 하는데, 유일한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김응수가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사람으로 그려져 있다. 일본인 옹호 방송인가?”란 뼈 있는 의견을 내놓았다.

드라마 관계자는 “‘마니아 드라마’가 아닌 ‘웰메이드 드라마’로 불리기 위해 소수의 시청자들 목소리까지 귀 기울여 세심한 부분을 좀더 손질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SBS ‘유령’…“제작진의 급만큼, 연기자들의 연기력도 따라오면 좋을텐데”

“가장 재밌게 봤던 추리 드라마 ‘싸인’의 감독과 작가가 다시 뭉쳤다길래 정말 많이 기대했다. 여기에 오랜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소지섭, 영화에서 연기력을 입증 받은 곽도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 엄기준까지 출연한다는 소식에 더욱 기대는 부풀었다. 그런데 방송을 본 결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따라오지 못하는 느낌이 컸다. 여주인공 이연희는 아직도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나름 데뷔 10년 된 배우인데 아직도 연기력이 제자리걸음이다. 드라마에 도움이 못되는 것 같아 캐스팅 면에서 문제로 거론될 수 있겠다. 하지만 내용만큼은 사이버수사물이란 생소한 장르라 흥미롭고, 빠른 전개가 돋보인다.”

프로그램 게시판에 올라온 한 시청자 의견이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의견이 많다. ‘유령’의 가장 큰 문제는 배우들의 미흡한 연기력이란 지적이 많다. 소지섭의 연기에 “무취무색”란 싸늘한 반응을 보인 시청자도 있다. “캐릭터 색깔을 아직 보여주지 않는 것인지 소지섭이 연기를 애매하게 한 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웰메이드 드라마’로 이름 높았던 ‘싸인’의 김형식 감독, 김은희 작가가 다시 뭉쳐 다시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배우들 이름값도 한몫했다. 하지만 의외로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며 제작진을 곤욕스럽게 만들고 있다. 제작진이 어떤식으로 해법을 제시할지가 돌파구를 찾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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