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평화의 전당서 5일 열린 '열정락서'서 강연
원기찬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5일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열정락서’에 모인 4000여명의 대학생들에게 “인생에서는 자신이 모르는 것, 보이지 않는 것이 훨씬 많다”며 “자신의 인생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외쳤다.
현재 원 부사장은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의 인사팀장으로 일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가 이 자리에 걸맞은 사람인 것은 아니었다. 원 부사장 스스로도 “제 어린 시절부터 대학시절과 현재와의 연관성은 그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원 부사장은 대학시절 당구와 대학가요제에 관심을 온통 뺏겨있었다. 형과 누나의 충고로 정신을 차리고 종합상사의 해외 영업본부 입사를 목표로 세우고 삼성물산에 지원했으나 결과는 삼성전자 인사팀 배치였다.
원 부사장은 “인사팀에서 자신의 경쟁력은 전혀 없었다”며 “당시 인사를 하려면 차라리 퇴사를 하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당시 인사팀은 대서방(代書房)이나 다름없었다. 손글씨를 주로 써야하는 인사팀에서 굉장한 악필이었던 원 부사장은 상사에게 “너 학교는 나왔니?” “발로 써도 이거보다 낫겠다”는 소리를 들었다.
상사의 이야기가 원동력이 돼 원 부사장은 명예회복을 위해 남들보다 늦게 퇴근하고 주말에 혼자 나와 공부를 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자 기존 관행과 제도에 빈 구멍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는 ‘승진제도 개선작업’을 시작했다. 입사 2년차의 시도는 하루 만에 사장 결재까지 받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원 부사장은 “인사팀에 와서 길이 보이지 않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그곳에 길이 있었다”며 “세상을 어느 각도에서 보냐에 따라 많은 것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인의식과 균형잡힌 판단력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사고를 하면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만들 수 있다”고 청춘들에게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