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G2(미국·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국내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전일 코스피 지수는 대외 악재로 2% 넘게 급락 마감했다. 장중 한때 1780P선이 붕괴돼 연중 최저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리스 제2차 총선일인 오는 17일까지는 유럽 재정위기도 여전히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불안요인이다.
추가적 증시 불안 요인에도 전일 외국인은 선물을 8000계약 넘게 사들였다. 이를 추세적 움직임의 전환과 지수의 반등에 대한 시그널로 보아야 할까. 전문가들 역시 지금과 같은 하락장을 놓고 ‘저가매수의 기회’라는 입장과 시한폭탄과도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아직 산재해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강조하는 등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 대규모 선물 순매수는 ‘저점테스트’
전일 나타난 외국인의 선물 대규모 순매수는 2008년 이후 상위 1.8%(20번째)에 속하는 상당한 규모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 포지션이 일단락된다 해도 경험적인 측면에서 미뤄볼 때 추세적 반등보다는 저점확인 과정 진행에 대한 기대라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보다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현물 포지션은 기존 매수·매도 규모 면에서 매수세로 돌아설 것을 속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외국인의 추세적 매수가 유입된 12월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시행 이후 11.6조원이 유입됐으나 5월 이후 순매도 금액은 4.4조원”이라면서 “대외 불확실성의 경감이 가시화되기 이전 매도세 일단락을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유럽 정책공조는 ‘시기상조’
전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급락은 미국 고용지표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 역시 유럽발 불확실성이 미국기업들의 투심위축에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그리스와 스페인 등 유럽 문제 완화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조병현 연구원은 “유럽발 불확실성은 결국 정치권에서의 의사결정 과정이 진전을 보여야만 완화될 것”이라며 “단순히 경제·금융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정치 논리까지 개입돼 있는 만큼 그 향방을 예측하고 대응하기란 사실상 어렵다”고 강조했다.
유럽 이슈는 주가나 국채금리 이외에도 유로/달러 환율의 움직임으로도 표출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근 유로화의 환율과 글로벌 증시간의 상관계수가 0.91로 최고 수준까지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조 연구원은 “유로화에 대한 투기적 포지션이 여전히 Short 쪽으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유럽 정치권의 극적 합의 도출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높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