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여권 호재는 분명”… 여파엔 엇갈린 전망
19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색깔론’이 정국을 뒤덮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 등 종북주의자들의 국회 입성을 계기로 정치권에 번진 종북 논란은 “탈북자는 변절자”라는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연일 색깔 공세를 퍼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여권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19대 국회 개원으로 여야가 새 관계 정립에 나선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정국 주도권을 쥐는 데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권에게 유리한 색깔론인데다 여론을 등에 업은 상황”이라며 “야권연대를 붕괴시킨다든지 여권에 향하는 관심을 종북 주사파로 돌려서 불리한 이슈를 사전에 차단하는 정치적 부수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졌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통진당과 야권연대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이득이 될지의 판단 때문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과거 방북 행적을 문제 삼는 등 맞불을 놓으며 상황을 타개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임 의원 파문뿐 아니라 통진당 이·김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하는 한 야권에 불리한 정국은 당분간 계속해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박 평론가는 “종북좌파 공세가 근거가 없을 땐 색깔론으로 역풍을 부르지만 지금은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석기 김재연 의원이 사퇴하지 않는 한 대선까지 논란이 계속되면서 정권심판론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임 의원이 “변절자”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점을 들어 “이젠 민주당에도 종북주의자가 있다고 공격당할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몸단속, 입단속을 잘 못하면 빌미를 계속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또 “2006년 10월 북한 핵실험 뒤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굉장히 보수화됐는데 다시 보수화할 수 있는 일들이 벌어진다”면서 “야권으로선 이런 악재가 겹치면 이념구도가 탄탄해져 불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평도 포격사건도 6개월을 끌진 못했다”며 종북 이슈가 실제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에 의구심을 표했다.
이런 가운데 대선 국면에서 여야 주자들의 안보관이 부각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북한에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통진당 종북주사파들을 강하게 비판한 것도 이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북한이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한 것은 핵 폐기가 더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의미”라면서 핵무장을 공약으로 내걸고 이슈 선점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