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 부양하는 시대 왔다”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시대는 끝났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30~40대 성인자녀가 가구주인 부모와 동거하는 수치가 지난 10년새 91% 증가, 오히려 부모가 자녀를 부양하는 현상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서울거주 만 13세 이상 가구원 약 4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집계해 지난 10년간(2000~2010년) 서울의 가족구조의 변화된 모습을 담은 ‘통계로 본 서울의 가족구조’를 1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노부모 부양이 자녀책임이라는 견해는 줄고, 자녀와 동거하지 않겠다는 부모는 늘고 있는 반면, 보육·취업 등의 문제로 부모와 동거하면서 부양받는 장성한 자녀는 오히려 증가했다.

15세이상 서울시민 중 ‘자녀가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에 동의하는 비율은 2006년 60.7%에서 2010년 30.4%로 4년 새 절반으로 줄었다. 또 향후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는 60세이상 노인들의 응답 비중 역시 지난 2005년 49.3%에서 2011년 29.2%로 6년 새 20.1%p 감소하고 있어 노후를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으려는 부모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구주인 부모와 동거하는 장성한 30~40대(30~49세 연령) 자녀가 2000년 25만3244명에서 2010년 48만4663명으로 10년 새 91.4%(23만1419명)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30~40대 인구 중 가구주인 부모와 동거하는 자녀비율 역시 같은 기간 7.6%에서 14.7%로 2배나 늘었다.

이는 부모에게 부양받는 자녀가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고령화 및 부모부양에 대한 가치관 변화, 노후를 자녀에 의지 하지 않으려는 부모세대의 증가 및 결혼연령은 늦어지고 학업기간이 길어졌으며, 여성의 학력상승과 경제활동참여 증가 등으로 취업, 자녀양육, 경제적 부담 등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 등이 그 원인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