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남자'의 경쟁력은?

입력 2012-05-3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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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식 가정의 기반인 `부부'의 개념은 흔히 `알파 수컷'으로 불리는 강한 남성 대신 필요한 것들을 장기적으로 제공해 주는 `착한 남자'가 여성의 선택을 받기 시작하는 `성 혁명'을 통해 형성됐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31일 보도했다.

미국 테네시 주립대 연구진은 현대식 가정의 진화에 관한 수많은 이론들을 따져 본 결과 이런 가정의 형성이 생물학적으로 타당한 유일한 경우는 여성들이 장기간 부부와 같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신을 돌봐줄 수 있는 하위 서열의 남성을 선택하기 시작한 경우임을 밝혀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기존 가설들을 수학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는 어느 하나도 생물학적으로 타당성이 검증되지 않았지만 모델링 자료들을 종합하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런 하위 서열의 남성들은 다른 수컷과 경쟁하는데 힘을 소비하는 대신 자신의 짝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바쳤으며 알파 수컷과의 경쟁을 회피하면서 여성들이 건강한 자식들을 더 많이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이런 특성이 선택되면서 여성들은 `주는 남자'를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여성들이 `주는 남자'를 선호하기 시작함에 따라 남성간의 경쟁 대신 여성에게 무언가를 주는 쪽으로 투자하는 하위 서열 남성들에게도 드디어 보상이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런 과정이 진행되자 일종의 `자기 순치(馴致)'가 일어나 `주는 남자'와 `정절을 지키는 여자'로 이루어진 집단생활 종(種)이 태어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현대식 가정이 진화하면서 자녀 공동양육과 노동의 분담이 이루어졌다면서 이는 자녀 양육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인류에게는 중요한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여성에게서 완전한 정절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정절의 수준은 알파 수컷이 가진 더 나은 유전자와 하위 서열 수컷이 공급하는 더 나은 먹거리와 돌봄 사이의 균형으로 조절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식 가정'의 특징인 일부일처제와 장기간 지속되는 파트너 관계는 이전까지 짝짓기 상대를 놓고 다투던 남성간의 치열한 경쟁과 이에 따른 난혼(亂婚)의 관습을 뒤바꾼 것이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시기가 언제인지는 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있지만 약 440만년 전의 원인(猿人) 아르디피테쿠스에서 이미 남성간의 경쟁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과학자들은 가족의 발달이 호미닌과 침팬지가 갈라진 직후부터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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