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마담으로 잘 알려진 개그맨 오승훈(예명 황승환)씨가 코스닥기업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 화제를 뿌린지 불과 몇 개월 만에 수십억원대의 손실을 입게 됐다.
31일 장에서 엔터기술은 전거래일 대비 3.42% 하락하며 819원에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이어진 하락세로 장중 731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시가총액도 8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엔터기술의 주가가 ‘쭉쭉’ 미끄러지고 있는 직접적인 이유는 지난 29일 42억원 규모의 대출원리금 연체사실을 공시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하나은행 대출금 42억1100만원 중 3억300만원를 상환하고 연장처리를 협의했지만 보증기관 이 보증서를 미발급해 일부 상환은 금액이 유보되고 전체 금액이 연체 처리됐다”고 밝혔다. 이달 초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된 사실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엔터기술의 주가가 무너지자 오씨의 투자손실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오씨는 지난해 7월 노래방 반주기 제작 업체인 엔터기술의 주식 75만주를 매입한데 이어 같은해 8월에 최대주주였던 이종민씨로부터 100만주를 추가로 사들였고 장외로 25만주를 추가 확보해 지분율 23.6%(200만주)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특히 의아했던 것은 오씨가 당시 시가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주당 4000원에 지분을 매입했다는 사실이었다. 오씨가 100만주에 대한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할 때 엔터기술의 시가는 주당 1500원에 불과했다. 주당 4000원식 200만주를 확보하면서 오씨가 엔터기술에 투자한 금액은 총 80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오씨의 자금출처와 배경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도 했다.
오씨는 엔터기술 인수 후 경영진을 측근 인사로 물갈이하고 사업목적에 영화·방송물 제작 투자, 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을 추가하며 적극적 경영참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 그가 종전에 진행했던 웨딩사업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위한 계열사 법인도 설립했다.
그러나 회사 경영이 크게 개선되지는 못했다. 엔터기술은 지난해 영업손실 63억1580만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대출연리금 연체로 엔터기술의 신뢰가 크게 손상됐다고 지적한다. 보통 대출원리금 연체는 기업의 재무상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임대업으로 엔터기술을 뒷받침하던 계열사 부천아이씨단지마저 어려움을 겪으면서 엔터기술은 사면초가에 처하게 됐다. 80억원을 투자한 오씨의 지분도 31일 종가기준으로 16억3800만으로 줄어들었다. 엔터기술의 시장에서의 신뢰회복이 누구보다도 절실한 사람은 바로 오씨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