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 연예인 생존전략]더 크게…더 화려하게…우리 무대는 남들과 다르다

쇼케이스가 진화하고 있다. 언론 대상으로 새로운 활동을 홍보하는 단계를 넘어 기다려준 팬들과 함께 추억을 만드는 이벤트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헬리콥터를 동원해 국토를 종단하는 초대형 쇼케이스도 등장했다.

쇼케이스는 새 음반이나 신인 가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리는 중요 행사다. 특히 앞으로 펼칠 활동에 대한 기대와 목표치가 높을수록 쇼케이스는 더 화려해진다. 일반적인 쇼케이스는 적당한 규모의 홀에 기자와 연예관계자들을 초청해 이뤄진다. 가수는 이 자리에서 신곡 무대와 뮤직 비디오를 공개하고 간단히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요즘 아이돌 그룹의 쇼케이스는 확실히 달라졌다. 아이돌 홍수 시대에 비슷비슷한 쇼케이스로는 주목 받기 어렵다는 위기감 때문일까.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한 그들만의 전략이 눈에 띈다.

▲국내 가요 사상 첫 헬기를 동원한 그룹 인피니트의 국토 종단 쇼케이스는 규모와 비용면에서 일반 쇼케이스의 10배 이상이었다. 효과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현재 온·오프라인 가요 차트에서 세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추격자'가 1위 후보로 급부상중이다.

지난 3월 31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중 하나인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남성 그룹 EXO의 쇼케이스를 보기 위해 모인 팬들이 만든 줄이었다. 데뷔 전 100일에 걸친 프로모션 기간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EXO의 쇼케이스 현장에는 무려 3000여 명의 국내외 팬들이 몰렸다. 추첨을 통해 경쟁을 뚫고 모인 만큼 현장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EXO는 기획 단계부터 한류 열풍을 의식해 EXO-K와 EXO-M으로 나뉘어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활동을 펼치는 그룹이다. 태생부터 ‘한류 아이돌’인 만큼 국내팬들 뿐만 아니라 많은 해외 팬들이 자리해 쇼케이스는 마치 K-POP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소속사 선배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쇼케이스에서 EXO는 데뷔곡 ‘MAMA’의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를 공개했다. 특히 미니 앨범 수록곡 무대뿐만 아니라 멤버 개별 무대, 특별 영상 등 1시간 여 동안 다채로운 모습을 선사했다.

이날 쇼케이스를 관람한 한 20대 여성팬은 “EXO의 최초 공식무대에 함께해서 기뻤다. 단 한 번밖에 없을 이런 무대를 볼 수 있었던 것에 정말 감사한다”라고 밝히며 감격했다.

팬들을 초청해 쇼케이스를 펼칠 경우 예산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안전 문제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이러한 쇼케이스 사례가 점점 늘어나는 이유는 아이돌 그룹이 말 그대로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즉, 쇼케이스는 공식 이벤트를 뛰어넘어 팬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진화 2. ‘미션 임파서블’? 우린 ‘파서블’

그룹 인피니트는 세 번째 미니 앨범 ‘인피니타이즈(INFINITIZE)’의 컴백 기념 쇼케이스를 위해 전용 헬기를 띄웠다.

지난 15일 ‘The Mission’이란 타이틀로 진행된 인피니트의 쇼케이스는 하루 만에 광주, 부산, 대구, 대전, 서울까지 국내 5대 도시를 돌며 진행됐다. 컴백할 때까지 기다려준 팬들의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 직접 찾아가는 쇼케이스를 기획했다는 것이 소속사 측의 설명이다.

인피니트는 하루만에 국토를 종단하는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국내 최초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헬기를 동원했다. 아침 9시부터 열린 이번 쇼케이스를 위해 멤버들과 전 스태프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저녁 8시 서울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쇼케이스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 3000여 명, 전체 7~8000여 명의 팬들이 치열한 선착순 티켓팅을 거쳐 모였다. 이에 인피니트 측 관계자는 “팬들 반응이 정말 좋았다. 인피니트 멤버들도 많은 팬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기뻐했다”면서 “이번 쇼케이스를 통해 아이돌 쇼케이스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유례없는 대규모 쇼케이스인만큼 들어간 비용도 사상 최고를 기록했을 전망이다. 연예관계자들은 “일반적인 쇼케이스에 비해 10배 이상의 자본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