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전통 강남역 ‘뉴욕제과’도 사라진다

입력 2012-05-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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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말달 문닫고 제일모직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입점

홍대 앞 리치몬드 제과점에 이어 강남의 명물 뉴욕제과도 문을 닫는다. 뉴욕제과가 없어지는 자리는 제일모직의 SPA(제조·유통·판매 일괄)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들어선다. 명당자리에 위치한 ‘강남의 랜드마크 교체’는 강남 상권이 ‘SPA의 천국’으로 변화하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하철 강남역보다 먼저 생긴 뉴욕제과는 38년간 자리를 지키며 강남역사의 상징물로 그 명성을 떨쳤다. 고(故) 김봉룡 창업주는 서울 명동점이 번창하자 1974년 이곳에 강남 직영점을 냈다. 강남역 6번 출구 앞에 있는 뉴욕제과는 많은 이들의 만남의 장소였다. 하루에도 수천명의 젊은이들이 ‘‘뉴역제과 앞에서 만나자’며 친구, 연인을 기다린 곳이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이 뉴욕제과 빵만 먹는다’는 소문이 돌면서 박정희 빵으로 유명세는 더욱 높아졌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 전국에 지점이 80여 곳에 달하는 큰 체인으로 성장했지만 1998년 외환위기를 맞아 수익악화에 시달리다 ABC상사에 매각돼 상호는‘ABC뉴욕제과’가 변경됐다.

ABC상사는 손병문(62) 회장이 ABC전자, 성전건설, 성전정보통신 등과 함께 운영하는 회사이며, 강남점을 이달 말까지만 운영하고 폐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더이상 ‘강남역 뉴욕제과 앞에서 보자’라는 말도 들을 수 없고 추억의 빵도 맛볼 수 없게 됐다. ABC상사는 베이커리 사업을 접고 건물을 외부 임대용으로 활용하기로 결정, 1층부터 4층까지 에인세컨즈와 임대 계약을 맺었다.

에잇세컨즈는 리모델링을 거쳐 올해 하반기에 문을 연다. 에잇세컨즈가 문을 열게 되면 강남 상권은 완벽하게 SPA 천국으로 상권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강남 대로변에는 최근 2년 사이 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와 자라를 비롯해 국내 브랜드 미쏘, 후아유 등 국내외 패스트패션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입점해 SPA 거리를 만들고 있다.

특히 에잇세컨즈는 국내 1위 패션업체 제일모직이 야심차게 준비한 첫 SPA 브랜드이며,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많은 공을 들인 덕분에 론칭 초기부터 입소문을 타고 매출신장을 일궈내고 있어 강남역에서 SPA 소비를 이끌어내는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안선진 제일모직 에잇세컨즈 총괄팀장은 “싼값에 최신 트렌드를 소비하려는 20대 초중반은 패스트패션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고객층인데 인근에 파고다어학원·YBM 등 학원이 많아 뉴욕제과 자리는 명당”이라며 “스웨덴 브랜드인 H&M도 강남역 근처에 들어오려고 자리를 찾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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