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가 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유럽 공포’와 ‘애플의 거래처 변경설’이 원투 펀치로 작용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무료 6.18% 하락한 123만원에 거래를 마렸다. 그간 그리스 발 유럽 위기에도 비교적 잘 버텼던 삼성전자는 이날 외국인의 투매를 견디지 못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증시 폭락은 애플이 주도했다. ‘애플이 엘피다에 모바일 D램을 대량 주문했다’는 대만언론 디지타임스의 보도가 나온 이후 전기전자 업종이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이는 약간의 영향을 미쳤을 뿐 근본적인 주가하락의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토러스투자증권 김형식 연구원은 “만약 미국 애플이 일본 엘피다에게 모바일 D램 대규모 오더를 했더라도 일회성일 것”이라며 “일본 엘피다는 삼성전자와의 경쟁력 측면에서 열위에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이런 전망의 이유로 △엘피다의 공장의 공정수준이 삼성전자 공정에 크게 못 미치고 △PC, 서버, 그래픽, 컨슈머 D램이 국내 메모리 업체보다 수익성, 생상 캐파 열위에 있는 점 △엘피다는 오직 D램만 생산해 시장상황에 맞게 D램과 낸드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보다 가격 경쟁력 떨어짐 △애플이 국내 업체들의 과점을 우려해 엘피다를 지원하더라도 지속적으로 끌고가기에는 한계가 있는 점 등을 들었다.
하지만 결국 이날 하락으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93조에서 181조로 곤두박질쳤다. 외국인은 전체 매도 물량중 삼성전자 주식만 3182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때문에 이날 삼성전자의 급락은 그리스발 금융 위기가 재현될 조짐을 보이자 그간 많이 올라 수익을 냈던 기관, 외국인 투자가들이 삼성전자부터 처분했다는 분석이 우세한 실정이다.
NH농협증권 이선태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적 하락은 없을 것”이라며 “지난 해보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장기적으로 볼 때 조정한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멘텀이 깨진 것이 아니고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 충격만 벗어난다면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의 오용태 연구원도 “기본적으로 글로벌 증시 하락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도 영향을 받을 것일 뿐”이라며 “반도체, 휴대폰의 호실적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을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